대입개편안 난항과 ‘공론화’ 만능주의
대입개편안 난항과 ‘공론화’ 만능주의
  • 승인 2018.08.0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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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제도 개편 공론화는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는 3일 ‘대입제도개편 공론화결과’를 발표했다. 공론화위는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 제도를 네 가지 시나리오로 압축하고, 일반 시민 490명의 선호도를 조사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방안을 내놓기로 했었지만 결국 답을 얻지 못했다. 대입개편 논의는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고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조짐이다.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입시안 조사를 맡은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주 네 개 입시안(案) 중 시민 지지를 많이 받은 두 개의 안이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내라면서 최종 결정을 국가교육회의에 넘겼다. 시민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안은 ‘수능전형 45% 이상 확대’(1안)와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2안)이다. 서로 유사점이 전혀 없는 양 극단의 입시안이다. 1안이 되면 수능이 중요해지고, 2안이 되면 학교 내신이 중요해진다. 당초 교육부에서 국가교육회의로, 다시 공론화위원회로 하청·재하청 된 입시안 결정이 이번엔 공론화위원회애서 국가교육회의로 되돌아 간 것이니 이런 난센스가 없다.

공론화위원회로부터 결과를 받아든 국가교육회의가 이번 주에 최종안을 교육부로 보낼 예정이다. 1·2안 중 하나로 정할지, 아니면 제3의 안을 낼지 알 수 없다. 만약 국가교육회의도 결론을 못 내면 결정권은 교육부로 돌아간다. 폭탄 돌리기의 전형을 대입제도 개편이 연출하고 있다. 김영란 공론화위원장은 “어느 한쪽으로 밀어붙이듯 딱 (결론이) 나올 수 없었던 상황인 걸 (시민들이) 정확하게 보여주셨다는 점에서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지만 국민들은 무능한 교육부에 절망하고 있다.

교육부는 당초 지난해 8월까지 수능 일부 과목 절대평가와 전 과목 절대평가 중에서 하나를 택할 예정이었으나 여권 안팎에서 반발이 일어나자 1년 유예했다. 그리고 올해 4월 수능평가 방법과 정시·수시 통합 여부, 정시와 수시전형 적정비율 등을 공론화과정을 거쳐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솔직히 말해 교육부의 직무유기다. 교육부가 결정해야 할 일을 국가교육회의에 발주하고 국가교육회의는 다시 공론화위원회에 발주하는 재하도급 구조에 대한 비판이 그때 이미 비등했다. 공론화 조사 결과는 이 같은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일은 현 정부 들어 전 부처에 만연된 ‘공론화 만능주의’에 대한 준엄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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