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싹바싹 타는 農心
바싹바싹 타는 農心
  • 강선일
  • 승인 2018.08.0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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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인력난·최저임금 인상 ‘3중고’
경북 농작물 피해 400㏊ 넘어
돼지·닭 등 가축 폐사 속출
일손 부족에 방제 엄두도 못내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
“농사 접을 판” 곳곳서 아우성
농심(農心)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역대 최악의 폭염(가뭄)으로 농촌지역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가뜩이나 어려운 농가의 일손부족은 정부의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에 직격탄을 맞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수년내 농사를 접어야 하는 ‘폐농’이란 극단적 선택에 내몰릴 처지에 놓였다는 지역 농가들의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형국이다.

5일 한국농업경영인 경북도연합회 등 지역 농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지속된 폭염(가뭄)으로 이날 현재 경북지역에서만 ‘햇볕데임’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규모가 400여㏊를 훌쩍 넘어서고, 돼지·닭 등의 가축 폐사는 41만3천600여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포항·영덕 등 동해안지역의 양식장 어장에서 어류 6천여마리가 폐사하는 등 지역 곳곳에서 폭염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폭염피해로 인한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에 대한 정부 대응은 여전히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난이다. 산지작황 악화 및 출하물량 부족 등에 따른 수급불안정 대책이 아닌 소비자가격 안정대책에 초점이 맞춰져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농민단체 등이 매년 반복되는 정부의 농축수산물 수급대책에 대해 신뢰를 보내지 않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특히 속출하는 폭염피해를 막기 위해 농가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인 그늘막 설치 및 과수 봉지씌우기, 농약·영양제 방제 등은 일손부족으로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최근 1년새 농사를 지으면서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은 농가가 84.1%에 달한다는 관련기관의 조사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농연 등의 농업인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농가들의 인건비 부담은 최저임금 16.4% 인상으로 월 209시간 기준 인부 1명당 22만1천540원이나 늘었다. 시설채소(상추) 재배농가의 경우 근로자 1명이 10시간(정규 8시간+잔업 2시간) 동안 일해 수확하는 상추 수확량은 4㎏들이 14상자 정도인데 상자당 평균 출하가격 7천원을 반영한 총수입액 9만8천원 중 인건비만 7만5천300원에 달했다.

기타 경영비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경영이 되는 셈이다. 때문에 지역 농업계도 정부가 확정한 내년도 최저임금 10.9% 인상은 농촌지역 인력난을 가중시키는 직격탄이 될 것이란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농연은 최근 성명을 통해 “최근 농촌지역의 폭염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의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농산물 대신 값싼 수입산 농산물을 소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조장할 것”이라며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등 최저임금과 관련된 정부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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