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준다는 명목도 있었지만 고급 승용차를 저렴한 가격에 탈수 있다는 판단에 자동차를 리스해 타고 다닌다.
허씨는 “외제차를 목돈 들여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리스하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 탈수 있다”며 “조금 타고 다른 외제차량을 빌려 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일 치솟는 기름값 행진으로 ‘유가 폭탄’이 터지면서 서민들은 ‘10원’이라도 아끼려고 차를 세워두지만 고급 승용차를 대여해 타고 다니는 ‘리스족’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26일 대구시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대구에 등록된 렌터카 업체는 33곳, 리스업체(운송리스, 금융리스)는 6곳으로 해마다 2~3개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대구시에 등록된 외제차량도 매달 100여대씩 꾸준히 증가해 지난 1월 6천460대였던 외제차가 지난달에는 6천910대로 집계됐다.
특히 외제차량 가운데에서도 배기량이 3천㏄ 이상인 대형차량이 32%로 1천987대이며, 5천㏄가 넘는 차량도 81대에 이른다.
대부분의 법인이나 개인사업장은 회계처리가 간단하고 자산과 부채에 계상되지 않아 차량을 구입하는 것보다 낮은 부채비율을 유지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자동차를 리스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목돈 없이도 고가의 차량을 몰고 다닐 수 있고 렌터카처럼 번호판에 ‘허’자가 아닌 일반 차량 번호판이 부착돼 허세를 부리기 좋다는 이유에서 무리하게 리스를 이용하는 젊은‘리스족’이다.
임대료를 낼 능력 없이 허영심에 자동차를 빌려 쓴 뒤 체납된 차량 대금을 다시 금용리스사를 통해 갚는 악순환을 반복하다 금융채무 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여기에 대부분 3천cc 이상의 고급승용차를 장기 임대해 타고 다니는 젊은 ‘리스족’들이 ‘10원’이라도 아끼려는 서민들에게 위화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대구에너지시민연대 정현수 국장은 “고유가 시대에 기름값이 무서워 운전대를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는데 고급 승용차를 보여주기나 과시용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며 “모든 국민들이 한 푼이라도 아껴야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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