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인상안 두고 협상 진통
비노조원, 과중한 업무로 지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 17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기본급 인상안을 두고 노사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어 파업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과 노조 측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파업 시행 이후 노사 간 4차례 본교섭이 진행돼 노조의 10가지 요구사항 중 9가지 사항에서 합의점을 찾았지만 기본급 인상안을 두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재 병원 측은 기본급 5.5% 인상과 함께 지난해 특별상여금으로 지급된 120만 원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월 5만 5천 원 인상을 최종 합의안으로 못 박은 상태다. 하지만 노조 측은 그렇게 되면 실제로는 지난해에 비해 1.5% 오른 임금만을 받게 된다며 기본급 5.5% 인상에 월 임금 10만 원 이상을 올려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육아휴직 급여 지급 방식에 대해서도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병원 측은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1년 하게 되면 초반 6개월 동안은 월 50만 원씩 지급하고, 나머지 6개월의 육아휴직비는 회사 복귀 후 6개월 이상 근무하면 한꺼번에 지불하겠다고 제시했다. 노조 측은 이러한 방식에 대해 말도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육아휴직 하는 동안 육아휴직비를 꾸준히 매달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은정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사무국장은 “우리는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빨리 합의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병원 측에서 최종안을 못 박고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병원 측은 지금처럼 강압적인 방식이 아닌 성실한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전했다.
파업이 길어지며 병원 측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환자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병원에서 기존 입원 환자 750여 명 중 상당 수를 내보내 현재 300여 명만 남아있으며 일반 진료 역시 예약된 환자만 진료 가능한 상황이다.
이은석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홍보팀장은 “병원 내 비노조원 직원들이 파업으로 빠진 동료들의 일을 대신해 과중한 업무로 지친 상황”이라며 “기본급이 병원에서 제시한 대로만 올라가도 다른 수당 역시 같이 인상되기 때문에 실제 직원들의 월급도 많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빨리 합의돼서 병원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노조는 지난달 25일 실질 임금 인상·주 5일제 근무·육아휴직 급여 지급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장성환기자 s.h.jang@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