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걱정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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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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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그가 최근 “국가가 없어도 될 분야엔 국가가 있고, 국가가 있어야 할 곳에 국가가 없는 아주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김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의 대중영합주의 곧 표퓰리즘을 우려하며 “국가는 시장과 공동체가 할 수 없는 곳에 있어야 한다”고 연일 비판하고 있다. 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과 행보를 ‘국가주의’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가 학교 앞 자판기 설치와 먹방 규제 등 불필요한 분야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국방 등 정작 나라가 해야할 일은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를 국가주의로 규정한 김위원장의 발언에 논란의 소지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전 정권과는 뭔가 다를 것으로 믿었던 상당수의 국민들도 문재인 정부의 국가주의를 걱정하고 있다. 우선 소통문제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시절 틈만 나면 박근혜 정부의 불통을 문제 삼았다. 적지않은 국민들은 지금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도 그렇게 생각한다. 더 불통이라는 견해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통을 강조하지만 오히려 한쪽만 바라보는 막무가내식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최저임금 강행과 근로시간 단축이다.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 8350원은 이미 일본 수준에 근접했다. 최저임금이 우리보다 조금 높은 일본은 지역별, 업종별로 차등을 두고 있다. 중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불복종 운동을 하며 생존권 투쟁을 벌이고 있다. 중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우리도 국민이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정권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권력은 유한하고 자본은 무한하다’지만 살아있는 권력의 무서움을 모르는 소리다. 규제가 많다보니 기업을 옥죌 핑계거리는 수도 없이 많다. 자칫 잘못해 정권에 적폐로 몰리거나 괘씸죄에 걸리면 한방에 갈 수도 있다. 그래서 정부정책에 반대 목소리도 내지 못한다. 알아서 기어야 하고 쥐죽은 듯이 바짝 엎드려 있어야 한다. 적폐기업으로 언론에 한번 오르내리기라도 하면 기업운명을 알 수가 없다. 무시무시한 살아있는 권력이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거의 무명이나 다름 없었던 시절 외국에 나가면 그래도 반가웠던 것이 공항에 있던 삼성이나 현대, LG로고가 새겨진 짐수레였다. 거의 20년전 러시아 상테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가본 적이 있다. 네바 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프랑스의 루브르, 런던의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3대 박물관이다. 지금 기억으로도 박물관 규모가 엄청나 구경하는데 다리가 아팠다. 시간이 없어 많이 볼 욕심에 거의 뛰어다니다시피했다. 유명한 모나리자 그림도 보았다. 관람객이 많이 찾은 모나리자 전시관은 바닥이 닳아서 움푹 패여 있었다. 예술에 조예가 없는 탓인지 그곳에서 감동을 준 것은 모나리자 그림이 아니었다. 박물관 출구로 나오면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 것은 바로 눈앞에 보이는 삼성로고였다. 당시에 삼성은 냉장고와 TV정도만 생산하는 백색가전업체였다. 국제무대에서 늘 매장 뒷편에 전시되는 그저 그런 기업에 불과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마주친 한국 기업로고는 모나리자나 그곳에서 본 어떤 명화와 조각품보다도 감동이었다. 적어도 필자에겐 그랬다. 아~우리나라 기업이 이런 곳까지 로고를 설치했구나 싶었다. 그 당시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입구와 출구가 따로 있었다. 관람객들은 나오면서 누구나 삼성로고를 볼 수 있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뒷문 네바강변에 우뚝 서 있던 삼성로고는 지금도 눈에 선하다.

지난 6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작년 6월 취임 후 처음으로 평택 삼성전자를 찾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5분께부터 정문 앞에 나와 김 부총리의 도착을 기다렸다. 수 분 뒤 김 부총리가 차에서 내리자 이 부회장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을 인도 뉴델리에서 만났을 때와 같이 허리를 90도로 꺾어 인사했다고 한다. 며칠 뒤 삼성은 대규모 투자와 채용계획을 발표했다.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와 무엇이 다른지’고개를 갸우뚱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나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 그리고 빌게이츠가 미국 대통령이나 재무장관에게 허리를 90도 굽혀 인사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국민소통을 내세우고 권력기관을 개혁한다고 하지만 기업인들은 여전히 정권눈치보기 바쁘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한 일자리경제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문재인 정부의 민생과 경제성적표는 서서히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역대 최저치인 50%대로 내려앉았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국내에 수입됐다”는 발표에 대해 “아차 하는 순간에 국가적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경기가 외환위기 시절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음을 강하게 알리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문재인 지켜보며 대한민국 꿈이 사라졌다. 제발 나라 걱정없이 살고싶다”는 어느 주부의 글이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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