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쟁이이해리
소금쟁이이해리
  • 승인 2018.08.1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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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리 시인


일생 물에 붙어살면서

한 번도 물에 빠져보지 못하는 몸



표피만 꼬집어보다가 그것이

물이다 한다면 너무 싱거운 일이다



허우적거려본 자만이

삶의 깊이를 잴 텐데



호되게 물 먹어본 자만이

숨 막힘을 맛볼 텐데



소금보다 짜다는 세상에

염분 한 모금 없는 민물 위

제 삶의 가벼움이

참을 수 없는 갈증인 소금쟁이는



수면에 가슴팍 바짝 밀착하고

다 들여마실 듯 날마다

깊은 수심을 들여다본다



◇이해리= 대구 출생. 1998년 ‘사람의문학’으로 등단. 시집 ‘철새는 그리움의 힘으로 날아간다’, ‘감잎에 쓰다’, ‘미니멀 라이프’.


<해설> 소금기가 있는 물가에 산다는 소금쟁이가 왜 민물에 살까? 물의 부력보다 더 가벼워서 평생 물속에 빠져보지 못한 소금쟁이가 왜 짠 바닷물에 살지 않을까? 너무 짜서 아니면 너무 파도가 심해서 참 희한한 소금쟁이의 일생.

삶의 깊이와 아픔조차 맛볼 기회를 잃고 물위에서 깊은 수심만 바라보면 일생을 건너가는 소금쟁이의 삶이 우습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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