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나
칸나
  • 승인 2018.08.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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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두고
그 옛날 바람난 그 가시내.

내 가슴을 두드려

까닭모를 사랑을 다그치며

내 앞에 쪼그려 마주 앉는데



아득하여라. 차마 외면할 수도

외면하지 않을 수도 없는

그 가시내 푸른 잎사귀 같은

스커트 자락 속에

핀 붉은 꽃.

관음, 아니 관세음보살!



늦푸른 잎들을 헤치며

칸나 꽃이 피어 올랐네.

가장 선연한 색깔로 빚어내는

추억의 꽃이랄까?

이미 칭칭 내 나이테가 흉물스런

추억의 첩첩 봉분 속에서도

다시 피는 꽃.



 ◇임두고 = 경북 군위 출생. 1993년 ‘우리문학’ 등단. 글밭 시동인. 시집 ‘나는 니 추억의 표지로 남고 싶다’. 현재 감천고등학교 교사.



<해설> 일명 반치꼿이라고 하는 칸나, 붉은 꽃을 잎사귀 사이에서 피운다. 가시나 스커트 자락 속의 그 성스러운 붉은 꽃, 나무아미타불 관세보살….

화자의 젊은 시절 가슴에 품은 그 소녀가 칸나 꽃으로 오버랩 되는 정경이 아름답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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