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赤潮)의 바다
적조(赤潮)의 바다
  • 승인 2018.08.1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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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윤 시인
국회의원, 입법부이며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되며 임기는 4년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여, 법률을 제정하고 국정을 심의한다. 2016년 3월 국회의원 의석수를 새로 정하는 ‘공직선거법’개정안에 따라 국회의원의 수는 지역구 의원 253명과 비례대표 의원 47명으로 변경되어 300명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 그들은 국민들의 민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당장의 긴급한 현안들조차 집단이기주의로 외면하고 있으니,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유지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법률을 제정할 필요도, 국정을 심의할 부담조차 느끼지 않나보다. 바로 그들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다. 이에 대해 어떠한 변명을 들을 가치도, 명분도 없어 보인다. 무단결근 (그들은 국민의 뜻에 따라 투쟁하고 있다고 우길 수도 있지만)을 일삼고, 툭하면 근무지를 이탈하는 직원들을, 선거를 통해 공개 채용한 국민들도 크게 할 말은 없다. 초선의원이야 그렇다 치고, 재선이상 연이어 당선시킨 실수는 우리들의 몫이니 말이다.

특수활동비(特殊活動費), 즉 특활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보 및 사건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활동을 하는 데 있어 직접적으로 소요되는 경비를 ‘특활비’라고도 한다. 특활비는 증빙자료도 필요 없고, 사용내역이 공개되지도 않는다. 급여 이외의 비용으로 국회를 비롯해 검찰, 국방부, 경찰 등 정부 각 부처뿐만 아니라 국가정보원 등에 할당돼 있다. 집행내역이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치거나, 관련인의 신변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비공개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검은 예산’, ‘눈먼 돈’으로 불리며 투명성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국민들의 의구심이 증폭되어온 것이 부담이 되었던 걸까. 2018년 8월 13일 여야는 국회의원들의 ‘쌈짓돈’ 논란을 빚었던 연간 60억 원 규모의 국회 특활비를 전면 폐지키로 했다고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특활비 폐지와 함께 미지급된 7월의 특활비와 2018년 지급 예정인 특활비도 수령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거기에서 또 한 번 국민을 우롱하는 꼼수를 부렸다.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회 몫의 특활비는 절반만 삭감하고, 일부 금액을 업무추진비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이날 오후 원내대표 합의 내용은 ‘전면 폐지’가 아닌 ‘부분 폐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특활비를 교섭단체, 의장단, 상임위가 각각 나눠서 사용하는데 금일 폐지를 발표한 것은 교섭단체 특활비”라고 밝혔다. 올해 책정된 국회 특활비는 62억 원 정도이며 교섭단체 특활비는 15억 원으로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각 당 대표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근래 보기 드문 합일을 이루는 장면을 흐뭇하게 봤는데, 그마저 국민들을 바보 취급한 것을 생각하면 분을 삭일 수 없다.

2018년 8월 16일 마침내 국회가 외교·안보·통상 등 국익을 위한 최소한의 영역을 제외하고 나머지 특활비를 모두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특활비 절반 삭감과 영수증 첨부 등을 통한 양성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여론의 비판이 일면서 사실상의 폐지로 입장을 급선회했다고 한다. 유인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2018년도 특수활동비는 본연의 목적에 합당한 최소한의 필요경비만을 집행하고 나머지는 모두 반납하겠다” 며 “2019년도 예산도 이에 준하여 대폭 감축 편성하겠다” 고 밝혔다. 뒤늦게 지난 특활비 내역도 올해가 가기 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하니 당초 발표에서 대폭 개선된 발표였지만, 뭔가 개운치가 않다.

여의도의 바다는 적조(赤潮)현상이 심각하다. 야당의원들은 마치 현 정권이 들어서서 갑자기 혼탁해진 양, 틈새 공격을 일삼는 야당의원들은 과거의 잘못된 정책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여당의원들은 지금의 경기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도 모르고 ‘당당한 꿈’을 꾸고 있다. 여야가 모두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나라꼴을 이리 만들어온 건 양쪽 모두의 실책이다. 정경유착이 이루어낸 불필요한 실책들을 불식시키는 일이, 어디 하루 이틀 만에 이루어지겠는가.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안위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적절한 플랑크톤은 꼭 필요하다. 국민들 개개인의 뜻을 규합하고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를 대표할 사람도 필요하다. 그래서 선거를 통해서 뽑은 사람들이 국회의원이다. 하지만, 자정(自淨)능력을 잃어버린 플랑크톤은 국민들의 양식까지 위협할 만큼 번식력도 뛰어나다는 것이 문제다. 국민들 위에서 군림하며 큰소리치고, 국민들의 혈세로 본인들이 호사를 누리는 국회의원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소리다. 과거 국회의원들의 유행어 중에 “내가 누군지 알아!”라는 말이 있었다. 지금 되묻고 싶다. “우리가 누군지, 당신들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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