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문제부터 풀어야할까
무슨 문제부터 풀어야할까
  • 승인 2018.08.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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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전북대 초빙교수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산적한 국정을 풀어나가기 위해서 여야는 8월 국회를 열어 민생과 경제를 초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정기국회는 내년도 예산을 다루는 가장 중요한 국회로서 8월에는 집중적으로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등 임시국회를 여는 일이 별로 없는데 이번에는 사안이 다급한 모양이다. 일자리정부를 자처하던 문재인정부가 오히려 일자리에서 발목이 잡혔다는 얘기는 한참 되었다. 그러나 문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대기업노조의 드라이브에 밀려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한 것은 그래야만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색깔에 꽃을 그려 넣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대변되는 대기업노조는 어차피 억대의 연봉을 받으며 최저임금과는 아무 상관없는 조직이다.

다만 노조라는 거대한 풍채를 앞세워 정부를 몰아제처 큰 힘이 없는 알바생의 최저임금이나 올려주는 성과를 내면 그것으로 한건했다는 “에헴”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편의점을 비롯한 영세상공업자들의 등에 칼을 꽂은 것이나 다름없는 비수로 변했다. 임금인상은 이익의 상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는 알바생의 전면적인 해고를 가져왔고 이로 인한 일자리 상실은 정부의 책상머리에서는 전혀 짐작조차 못했던 사항이다. 이에 당황한 당정청(黨政靑)이 긴급 합동회의를 열고 고용부진의 심각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다만 그 원인을 최저임금 등 현실 속에서 찾지 않고 인구감소, 폭염 등 자연재해적인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올바른 대책이 아닐 수 있어 국민 모두가 주시해야할 부분이다.

게다가 문재인정부의 최대 역점사업인 북핵문제와 평화체제 구축은 북미대화의 교착상태는 차치하고라도 당장 유엔의 제재대상인 북한 석탄의 유입사건으로 인해서 매우 심각하다. 북한석탄을 실은 배가 러시아를 거쳐 원산지 증명을 위조하여 들여왔다는 것인데 한 두 번이면 몰라도 일곱 차례나 들락거렸다고 하니 한국정부는 청맹과니에 바지저고리만 앉아 있었다는 얘기다.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을 이룩하겠다고 남북정상이 만나고 북미대화를 알선한 문재인 정부다.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와 성원을 한 몸에 받았던 정부가 마지막 한 순간까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미국과의 신뢰다. 우리가 아무리 자주를 외쳐도 동맹국인 미국의 지원 없이는 한 걸음도 앞서기 힘들다. 미국과 조화를 이루며 상호 협조해야만 북핵문제는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운동권 대학생들의 수준에서 감성적으로 처리하려 한다면 애시 당초 동맹부터 맺지 말았어야 한다. 한국은 미국, 북한은 중국을 굳센 동맹으로 부여잡고 우리가 가장 싫어하는 북한 핵을 없애야 한다는 당위성을 만방에 알리고 협조를 받은 것이 유엔의 경제제재 방안이다. 이에 대해서는 겉으로는 중국이나 러시아까지도 전폭 지지한다. 따라서 한국은 핵 이슈 하나에서는 전 세계의 지지를 얻고 있는 유일한 나라다. 이처럼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는 우리의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핵은 어느 나라에서나 가장 기피하는 대량살상 무기이기 때문이다. 이를 석탄 하나 제대로 검색하지 못하여 러시아산으로 속아 수입했다는 것은 관계기관의 나태를 엄중문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판문점선언을 이행하는 행사 중의 하나인 이산가족상봉이 8월20일부터 금강산에서 행해지는데 대부분이 80세 이상이며 그 중에는 101세의 최고령자까지 있어 다시 한 번 눈물과 환희가 넘치는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분들은 그나마 오래 산 덕분에 상봉의 기쁨을 맛보지만 과거 신청자 12만 명 중에서 이미 7만 명은 세상을 떴다고 한다. 나머지 5만 중에서도 겨우 100여 명 상봉에 그치고 있어 그야말로 1회성행사다. 이들이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고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면 민족의 가슴을 도려내는 슬픈 이산가족 만남은 사라지지 않을까. 가뜩이나 폭염에 시달린 심신이 모두 그로기 상태에 빠져 있는데 때마침 중형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상륙할 예정이라는 예보가 나오고 있어 열대야를 씻어내는 청량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태풍은 예기하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피해를 몰고 오기 십상이다. 폭염이 며칠 더 계속되더라도 태풍피해로 인한 혼란보다는 훨씬 났다. 모든 국민이 태풍에 대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더구나 아시안게임이 거행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는 며칠 전에도 큰 피해를 준 진도 6.9의 지진이 다시 발생하여 큰 피해를 안겼다. 세계적 휴양지인 발리섬의 아궁화산이 폭발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른 섬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어 선수들의 안위도 걱정된다. 한국선수들은 이번에도 종합성적 2위를 다짐하고 있어 현지에 가지 못하더라도 열심히 응원해야 되겠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대표선거를 앞두고 김진표 이해찬 송영길 세 사람의 각축이 점입가경이다. 이해를 떠나 폭 넓은 관용과 화해의 길을 뚫어 야당과의 상생을 이룰 수 있는 통섭의 정치인이 여당의 수장을 맡아야 정치판이 안정된다. 드루킹 사건의 공모자라는 김경수는 영장이 기각되어 한 숨을 돌렸고 안희정은 무죄선고를 받아 여성계를 시끄럽게 만들었다. 사법부에 맡기면 될 일을 집단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된다는 발상은 촛불의 행태다. 모두 차분하게 이성을 되찾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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