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과 젠트리피케이션
도시재생과 젠트리피케이션
  • 승인 2018.08.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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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대 한동대 교수, 한국감정원 상임감사
오늘날 도시 재생은 세계가 보편적으로 채택하고 이는 도시 정책 중 하나이다. 도시 르네상스를 꿈꾸는가 하면 도시내 중산층을 끌어들여 경제적 회복 및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이루고자 하는 정부의 열망이 담겨져 있다. 쇠퇴한 각 지구와 지역을 재생하여 도시 활력을 도모함과 아울러 도시이미지 제고 등으로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채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재생에는 어두운 단면이 있다. 도시재생전략이 사회적으로 공정한 의도를 가졌는지? 이해관계의 충돌에 대한 정책적 개입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도시재생은 필연적으로 공간적으로 쇠퇴하고 경제적으로 피폐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므로 도시공간의 회복에만 초점을 두고 대부분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 위주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검증과 취약 지역의 다양한 개인과 집단에 대한 불평등을 해결할 수단이 없다. 세계의 도처에서 일어나는 도시재생은 그야말로 한계계층이나 빈곤층에게는 가혹하리만치 냉정하게 실행된다.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중국의 베이징의 경우 구도심의 철거에서 비롯된 사합원을 구성하고 있는 전통 가로(항)가 3,600개 이던 것이 이제는 500여개만 남아 있고, 인민들은 폭력 철거에 항의하여 지난 50년 동안 약 87,000건의 군중 폭동이 일어났다고 통계에 나와있다. 이스탄불 역시 세계도시를 꿈꾸며 중앙정부의 주도로 젠트리피케이션을 주도해왔으며, 이스탄불 주택의 약 60%를 철거하려고 구상 중이며, 여기에 저소득층이 주민연합 플랫폼을 만들어 정부의 강제철거에 저항해오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역시 아프리카 월드 클래스 개발이란 명목으로 도심을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고급화된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저소득층 주거의 수도와 전기를 차단하고 철거하기 시작하였다. 도심 거주민의 39%가 실업 상태이며, 약 10%가 도시 비공식부문에 종사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도시 전체의 절반이 빈곤을 사회적 패키지로 전환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저소득자도 장사해서 먹고 살 수 있도록 다양한 계층 혼합형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기도 하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루스 글래스(Ruth Glass) 여사가 1960년대 영국에서 도심 재개발 당시 젠트리 계층이 지역의 저소득계층을 밀어내고 공간을 차지하여 임대료가 과하게 오르고 다시 쇠퇴화 과정을 겪으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과정으로 정의하였다.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는 과정은 다양하다. 로마나 아테네, 베니스의 경우 관광객에 의해 도심의 원주민이 교외로 밀려나는 현상이라든가, 숙박 기능이 문화재 보호의 각종 규제로 인해 외곽으로 밀려난다든가 교통이 과밀하여 도심의 상업기능이 외곽에 대규모로 이전되는 과정들을 볼 수 있다.

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부문 재정 지원이 젠트리피케이션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도심 기능 개선을 위해 의도하든 그렇지 않았던 간에 도시 계층의 인위적 변화를 유발 시키는 것도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후진국가일수록, 사회주의적 경향이 강한 국가 일수록 정부에 의한 계획적 도시정비가 이러한 막대한 젠트리피케이션의 주원인이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사회가 주목하기 시작한 젠트리피케이션은 주로 상가 권리금의 인상으로 하층 계급을 주활동 공간에서 제거시켜버리는 여러 경우를 목격하기도 한다. 주로 자본 회임이 급하거나 대규모 급진적인 개발이거나 정부 주도의 강력한 도시재생 이거나 하는 경우에 이러한 젠트리피케이션은 상시적으로 발생한다. 서울의 경리단길, 송리단길, 익선동 재개발 지역, 연남동, 성수동, 샤로수길, 지방의 경주 황리단길(황남동 일대) 등에 주로 대규모 프랜차이즈 입점에 의하거나, 임대료 상승, 상업 기능 고도화 등으로 주로 발생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공공상가를 늘리거나, 임대료의 급상승을 제어할 협약을 맺도록 하거나 상가 임대차 법을 10년 장기로 바뀌도록 한다든가 상가임대료가 최고 9%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노력을 하고는 있다. 일본의 경우 차지차가법에는 임대차 계약을 변경할 수 없도록 최장 25년간 장기 계약 한다든가, 파리처럼 도심 상권 전체에 상업가로의 보존을 위한 협약을 맺어 다양한 계층의 상업 활동을 장려한다든가 저소득층도 적정 수준에서 투자가 가능하도록 법으로 보호 하는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 주도로 5년간 500개 지구 50조원의 급진적인 도시재생은 완급을 조정 할 필요가 있다. 5년 후 재생이 어느 정도 달성 되는 시점에야 젠트리피케이션이 본격적으로 일어나므로 장기적인 검토에 의해 도시재생 정책을 조정해야 하며, 단기간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이 되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변화를 이끌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과열진단 지역을 선정하거나 젠트리피케이션 지표를 개발하여 지구별 관리를 더욱 디테일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도시재생이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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