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 주민 진정서 제대로 살폈더라면…
열흘 전 주민 진정서 제대로 살폈더라면…
  • 이혁
  • 승인 2018.08.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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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협박 경찰에 사전 통보
경찰 조사…근거 부족 판단
‘포획’ 목적 피의자에 총기 내줘
봉화에서 엽총을 난사해 3명을 사상한 김모(77)씨가 이전에 피해자 중 한 명을 위협해 경찰에 진정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조사를 거쳐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김씨가 엽총 출고를 요청하자 총기를 내준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가 상수도 사용 문제로 피해자와 자주 마찰을 빚었던 만큼 경찰이 꼼꼼하게 조사했더라면 범행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봉화경찰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임모(48)씨는 10여일 전에 “김씨가 나를 총으로 쏴서 죽이겠다고 위협했다는 말을 한 주민에게 했고 이 주민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얘기한 것을 전해 들었다”며 경찰에 진정서를 냈다.

임씨는 이날 김씨가 쏜 총에 어깨 부분을 맞았다. 경찰은 진정서를 바탕으로 임씨 주변인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이 기간에는 김씨에게 엽총을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총기 위협 사실을 들었다던 주민은 경찰에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고 들었다면 바로 신고했을 것”이라며 부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씨에게 총기를 내주는 문제를 놓고 협의했으나 임씨를 위협했다는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21일 김씨에게 엽총을 내줬다.

김씨는 군에서 포획허가를 받았고 경기도에 살 때 담당 경찰서에서 총기 허가를 받았다. 이전에도 농사를 짓는데 유해조수가 많다며 10여 차례 총기를 출고하기도 했다.

현행법상 ‘유해조수 포획’이나 ‘주소 이전’을 내세워 총기 출고를 요구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각종 허가를 받았고 조사를 거쳐 진정 내용과 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총기를 내주지 않을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교윤·지현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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