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또 짧은 만남에 기나긴 이별인가
이산가족, 또 짧은 만남에 기나긴 이별인가
  • 승인 2018.08.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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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금강산 호텔에서 있었던 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어제 작별상봉에 이어 단체 점심식사를 마지막으로 2박3일 일정을 모두 끝냈다. 역사의 질곡으로 헤어졌던 이산가족들이 65년 만에 만나 감격의 재회를 했지만 이내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다. 짧았던 만남과 긴 이별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어제 작별하는 가족들의 한 맺힌 오열 장면을 보면서 이산가족 문제를 좀 더 획기적으로 진전시켜야만 한다는 국민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남측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197명이 북측의 혈육 185명과 재회했다. 죽음을 코앞에 둔 남측의 99세 노모인 한순자씨는 칠순이 된 북측의 두 딸과 ‘살아있어 고맙다’며 함께 통곡했다. 북측의 70세 딸이 100세가 된 남측 아버지인 안종호씨에게 눈물로 음식을 먹여주었다. 남측의 92세 이금섬 할머니는 북의 71세 아들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연령으로 보아 모두가 이승에서의 마지막 상봉이 될 전망이다.

그래도 이번 가족상봉 행사에서는 약간의 진전된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이산가족들이 단체상봉, 만찬, 개별상봉 등을 통해 모두 6차례 11시간이나 함께 보낸 것이다. 그저께는 숙소에서 2시간 동안 개별상봉을 한 후 1시간 동안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 했다. 과거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선 볼 수 없었던 가족끼리 만의 오붓한 식사 시간이었다. 과거 이산가족 상봉에서 북측의 요원들이 항상 옆에 있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진전이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이산가족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생존자는 5만6천862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선정된 상봉자는 신청자 638명 중 1명꼴이다. 이번의 상봉 경쟁률도 그동안 많은 신청자들이 한을 풀지 못하고 세상을 뜬 것 때문에 낮아져서 그렇게 된 것이다. 현재의 신청자 중에서도 대부분이 가족 상봉의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할 전망이다.

이러한 사실이 좀 더 빈번한 이산가족 상봉 및 정례화의 필요성을 절감케 한다. 상시로 운영되는 상봉 시설을 설치해도 모자랄 상황이다. 혹은 만나서 얼굴을 보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소식이나 생사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서신교환 등의 통신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 상봉을 마치 김정은이 선심이나 베푸는 듯 하고 아나가 잔혹한 독재자 이미지를 벗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김정은은 역사에 죄를 더 이상 짓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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