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상회 토마, 대만 티엔밍창 사진전
예술상회 토마, 대만 티엔밍창 사진전
  • 황인옥
  • 승인 2018.08.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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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시선으로 바라본 대구는 어떨까
“도시의 전통과 문화는 길에 있다”
서민주거지·전통시장 다니며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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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작가 티엔밍창의 개인전이 방천시장 김광석 거리 내에 있는 예술상회 토마에서 9월 7일까지 열리고 있다.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대프리카의 무더위에도 이방인 티엔밍창(田名璋·Ming Chang TEEN·사진)의 호기심은 꺾이지 않았다. 무더위가 기세등등하던 여름의 대구 곳곳을 돌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대구의 소소한 풍경들이 호기심을 한껏 고양시켰으니 무더위쯤이야 그에게는 “노 프라블럼(No problem).” 폭염보다는 사람 냄새 짙게 밴 대구의 풍경들이 그의 열정을 빨갛게 달궜다.

대만작가 티엔밍창의 개인전이 방천시장 김광석 거리 내에 있는 예술상회 토마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에는 작가가 3주 동안 대구지역을 돌며 찍은 사진 작품 58점을 소개하고 있다. “가창에 방을 얻어서 두 달 일정으로 대구에 머물렀어요. 지난 3주 동안 매일 3시간에서 5시간 동안 걸어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어요.”

전시주제는 ‘소풍경(小風景·Little Cityscape)’. 화려한 번화가나 세련된 고층아파트 주변을 날렵하게 찍었다면 ‘소풍경’이라는 주제가 겉돌 만도 한데 그의 사진과는 찰떡 궁합이었다. 서민주거지 앞 길 위 모습이나 전통시장 도로변의 일상적인 풍경들을 피사체로 잡았기 때문. 그가 “길에서 만나는 풍경을 주로 찍는데 길은 지금까지 해 온 작업의 연장”이라고 귀띔했다. “길을 중심으로 했다기보다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길의 모습을 담았어요.”

사진은 주로 길 위의 풍경이다. 길 위에 놓여진 이삿짐센터나 대형 마트에서 물건을 옮길 때 사용하는 플라스틱 박스, 자동차 타이어, 화분 그리고 의자, 플라스틱 소쿠리를 근접 촬영했다. 주차를 막기 위한 폐물건이거나 짐을 옮기는 과정에 잠시 놓아둔 판매용 상품들이다.

전시된 작품들을 대하는 정서는 두 가지. 익숙함 아니면 생경함이다. 대구시민들에게는 일상에서 만나는 풍경인지라 지극히 익숙하다. 너무나 익숙해서 무감각할 정도. 반면에 이방인인 작가의 마음은 한껏 들뜬다. 낯선 땅에서 만나는 다름 또는 차이에서 오는 생경함이 여간 흥미를 끄는 것이 아니다.

이번 작업은 전작들의 연장선이다. 그는 자신의 고국인 대만의 도시와 제2의 고향인 영국의 도시를 찍으며 두 도시간의 연결고리를 찾아왔다. “나라마다 길이 있습니다. 그러나 각 나라의 길 위 풍경은 완전히 다르죠. 그 도시의 전통과 문화가 길 위에 그대로 스며 있으니까요. 그런 다름이 흥미를 자극합니다.”

전시장 벽면에 작품 배치가 재미졌다. 음악의 운율처럼 작품의 배치에서 리듬감이 느껴졌다. 작품마다 높낮이도 달랐고, 소주제별로 그룹을 지어놓은 구성도 재미를 더했다. 이러한 배치방식은 첫 시도다. 그가 “정확하게 계산된 설계도에 따라 작품을 배치했다”고 했다.

“이번 작품들을 조각조각의 사진으로 보기보다 하나의 설치작품으로 생각했어요. 부분보다 전체를 보기 위한 장치죠. 수많은 길에서 찍은 부분들을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그것이 또 하나의 큰 길을 형성한다고 할까요? 일종의 확장이죠.” 2주간 예술상회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 결과를 소개하는 작가의 전시는 9월 7일까지. 010-8244-1119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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