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환하다
소성리 길가에 별꽃이 환하다
무리지어 더욱 아름다운 작은 꽃들이 이 땅을 밝힌다
작지만 생명력이 강한 별꽃,
부드럽고 강한 줄기는 사람의 발에 밟혀도 살아남는 꽃의 비법이다
함부로 거칠게 대하지는 마라
들에 핀 귀한 꽃이므로
평화롭던 소성리 마을은 어느새 전쟁터가 되었다
사드가고 평화오라고 외치는 한결같은 민초와
민의를 저버린 속내 검은 권력이 밤낮없이 대치 중이다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전장이다
길목을 막고 있는 민초들의 무리가 밝고 환하다
캄캄한 세상을 밝히는 그대들이 별꽃이다
함부로 거칠게 대하지 마라
들에 핀 귀한 꽃이니라
◇정은희=대구 출생. 2014년 문화분권으로 등단.
<해설> 사드 반대 촛불이 소성리에 별꽃처럼 피었다는 화자의 절규에 가슴이 저민다. 별꽃은 흔하디흔한 꽃이기에 민초의 적절한 비유라 하겠다. 적정의 선에서 타협할 수 있는 묘책은 없을까? 참 난감한 물음이다. 오늘날의 슬픈 아이러니다.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