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으려니 막막, 차라리 내게 투자”
“아이 낳으려니 막막, 차라리 내게 투자”
  • 한지연
  • 승인 2018.08.28 2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딩크족’ 자처하는 2030세대
“고용한파·불황에 출산 포기
어린이집 학대보면 치 떨려
부부끼리 여유 갖는게 더 행복”
저출산으로 인구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딩크족’이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어두운 경제상황·사회구조적 문제가 저출산을 조장한다는 목소리와 사회가 변하면서 달라진 가치관이 반영된 것이라는 견해 등 다양한 의견이 나타났다.

지난 22일 통계청은 통계작성 이후 처음 30만 명대로 떨어진 출생아 수를 발표했다. 인구절벽이 예상보다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저출산에서 벗어나자는 외침이 커지고 있지만 해결이 쉽진 않다.

대구에서 거주하는 이희진(여·25·동구 신천동)씨에게는 세 가지 꿈이 있다. 평범한 가정을 꾸려 건강한 아이를 낳고 좋은 엄마가 되는 것. 이씨는 요즘 세 가지 꿈이 모두 막연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저출산을 해결하자던 사회가 오히려 ‘딩크족’이 되라고 등을 떠밀고 있기 때문이다.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 DINK)은 맞벌이 무자녀 가정을 의미한다. 이씨는 ‘딩크족’이 되고자 하는 2030세대의 마음을 절실히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거센 고용한파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경제상황 등을 보면 결혼과 출산을 향한 마음이 접힐 수밖에 없다.

그는 “경제적인 문제로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는 사례를 많이 봤다”며 “결혼을 하기 전 아이를 갖지 말자고 서로 약속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했다. 유치원 교사가 벌인 아동학대사건이나 40℃가 넘는 어린이집차량에서 방치됐던 아이를 떠올리면 치가 떨린다. 그는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회라고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라며 반문했다.

반면 ‘딩크족’은 사회가 변하면서 함께 바뀐 가치관이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스스로 딩크족이 되길 선택한 이들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자발적 딩크족임을 자처한 김희원(25)씨는 늘어나는 딩크족에 대해 거스를 수 없는 사회적 추세라고 말했다. 김씨는 “욜로족(You Only Live Once, YOLO)만 봐도 알 수 있다.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세대들에게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육아는 부정적인 요소가 크다”며 “결혼한 친구들 중에서도 아이를 낳지 않고 부부만의 시간을 보내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김씨는 부모님을 떠올리면 아이를 낳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불효를 저지르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결혼은 하겠지만 아이는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때 느껴지는 어른들의 따가운 시선에 움츠러들기도 일쑤다.

하지만 김씨는 여전히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삶 또한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그는 “자발적 딩크족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