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통계 만들어 보은하겠다’는 통계청장
‘좋은 통계 만들어 보은하겠다’는 통계청장
  • 승인 2018.08.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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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이 27일 경제관계 장관회의에 참석해 “장관님들의 정책에 좋은 통계를 만드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한 말이 일파만파의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잖아도 통계청장의 갑작스런 경질에 대해 야당을 포함한 상당수의 국민들이 정부가 통계를 조작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임 통계청장이 ‘정부에 좋게 통계를 만들겠다’고 했으니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특히 통계청장의 전격 경질이 사회 하위계층 소득이 급감해 소득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통계청의 발표가 있는 직후 단행된 것이어서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결과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통계이기 때문이다. 허수경 전 통계청장은 이임 후 기자들의 질문에 ‘어쨌든 자신이 (청와대의) 말을 잘 들었던 편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소신도 밝혔다.

사실 황 전 청장 때 발표된 각종 통계들은 거의가 정부 정책이 실패했다는 자료들 일색이다. 광공업 생산, 건설, 취업자 수, 수출액, 기업경기 실사지수 등이 하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생산, 설비투자, 수입액, 소비자 기대지수 등은 둔화된 것으로 통계가 잡혔다. 소득 5분위별 월평균 가계소득 통계에 의하면 소득주도 성장 정책 실패가 참담할 정도였다. 정부가 경제정책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도 이 통계자료이다.

국민이 통계청장 경질을 우려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가 코드 인사라는 점이다. 강 신임 청장은 이전에 보건사회연구원으로 일하면서 통계청의 가계소득 동향 자료를 다시 ‘만들어’ 청와대에 제출한 이력이 있다. 당시 강 청장은 통계청 자료에서 자영업자와 무직자를 빼버리고 정부에 유리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 ‘만들어진’ 자료를 토대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이상한 발언을 한 것이다.

통계는 정부 정책의 근거가 된다. 이것이 잘못되면 올바른 정책이 수립될 수가 없다. 따라서 국책기관인 통계청의 자료는 정파나 정권에 독립적으로 현실 그대로의 숫자나 객관적 사실만을 발표해야 한다. 통계자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를 ‘만든다’면 작은 실패를 더 큰 실패로 유도하고 마침내는 국가적 재앙과 국민 불행을 초래할 수가 있다. 강 청장도 장관들이나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통계를 작성하고 발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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