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혁 이전에 해야 할 일들
국민연금 개혁 이전에 해야 할 일들
  • 승인 2018.09.0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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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올해 상반기 기금운용수익률이 0.9%에 그쳤다고 한다. 연 환산 수익률로 계산하면 1.47%, 1년 평균 정기예금 금리 1.79%보다도 낮다. ‘기금운용’이니 뭐니 할 것 없이 은행에 예치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뜻이 된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 7.26%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비록 상반기 한국 증시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하나 무엇보다 국내증시를 쥐락펴락하는 큰 손인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같은 기간 코스피 평균수익률 -4.23%보다도 1.09%포인트 낮다면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더구나 국민연금기금의 상반기 수익률은 -5.32%를 기록했다. 전체수익률에서 마이너스를 피한 것도 해외투자에서 성과를 거둔 때문이다.

연금기금의 주식운용 부진의 근본원인은 기금운용본부 인력의 지속적인 이탈에 있다. 지난해 7월 사퇴한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를 비워 놓은 현 정부의 무신경이 문제다. 본부 고위직 9자리 중 5개도 지난 7월까지 공석이었다가 여론의 질타를 맞고서야 4자리만 채운 상태이니 그간 기금운용본부는 사실상 마비상태였다. 지난 5년간 기금운용본부의 30%가 퇴사했고 작년에만 10%가 본부를 떠났다고 하니 이런 조직으로 안정된 기금운용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마이너스 수익률은 당연한 귀결이다.

상황이 이처럼 급박한데도 정부는 국민연금수익률을 올리는데 무관심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기금운용의 핵심인 기금운용본부장을 1년이 넘도록 공석으로 둔 것에 대한 뼈아픈 반성의 빛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국민연금 고갈 논란이 일자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의 지급보장을 분명히 해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며 국민연금 지급보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수급불균형에 대한 근본 수술을 미룬 채 정부에서 지급보장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더구나 2057년쯤 고갈될 국민연금 재정을 5년 단임정부인 현 정부가 무슨 수로 책임진단 말인가. 기금운용 정상화가 더 화급한 일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회복이 먼저란 이야기다.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또 다른 원인은 공무원-사학-군인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다. 10년도 넘게 개혁요구가 비등하고 있지만 역대 정부는 귀를 막고 넘기면서 국부유출의 원흉으로 키웠다. 특히 국민연금에 비해 지나치게 후한 공무원연금을 더 손질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국민연금으로 통합하는 게 맞다. 그래야 국민들도 납득하고 기꺼이 보험료 인상 등 연금개혁에 동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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