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
  • 승인 2018.09.02 2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수진-국민연금대구달성고령지사장
최수진 국민연금공
단 대구달성고령지
사장
최근 몇 주 동안 언론의 사회면을 장식한 것이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걱정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국민연금을 폐지하고 그동안 불입했던 보험료만이라도 돌려달라는 요구도 청와대 국민청원에 쇄도했다. 1988년부터 시작된 국민연금이 30년을 지나왔음에도 아직도 이런 폐지 주장이 나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보험료 부담 때문에 현재의 삶이 힘들어서 일 수도 있고, 편향된 언론의 과도한 부추김일 수도 있고, 자신은 영원히 늙지 않을 것 같은 단편적인 견해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국민연금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지금 지급되는 연금에는 후세대의 소득을 일부 이전해서 받는 세대간 소득재분배 기능이 들어가 있다. 다시 말하면 현세대는 자기가 낸 돈에 비해서 많은 급여를 받지만, 후세대는 현세대만큼 많은 연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부모가 자식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치는 내리사랑은 있어도, 자식이 부모를 위해 바치는 치사랑은 없다”라는 옛말과 달리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국민연금제도를 통해 후세대가 현세대에 대해 치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국민연금은 저소득자에 비해 고소득자의 수익률을 상대적으로 낮춤으로써 계층간의 소득재분배 기능도 일정부분 수행하고 있어 사회통합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 국민연금 기금이 지난 3차 재정계산 결과 보다 3년이 앞당겨진 2057년경에 소진된다고 하여 다시 제도개편을 위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사회변화의 추세를 감안하여 지난 30년 동안 모두 두 차례 연금개혁이 이루어졌다.

첫 번째는 1997년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국가적 위기상황 속에서 1998년에 이루어졌고, 두 번째는 국민연금 기금이 2047년에 소진된다는 2003년도 제1차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국회에서의 오랜 논의를 거쳐 2007년에 이루어졌다.

이러한 노력과 후세대의 희생으로 현재 국민연금 기금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건전한 상황이다. 연금의 역사가 오래된 선진국들은 적립기금이 아예 없거나 5년 이내의 기금만 적립하고 있는 반면 국민연금 기금은 작년 말 기준으로 621조 원이 적립되어 있는데 이는 금년도 연금수급자에게 30년 동안 지급될 수 있는 금액이다. 최근 대통령께서도 “국민연금 개편은 노후 소득보장 확대라는 기본원칙 속에서 논의”되고,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개편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셨다.

아무쪼록 앞으로 있을 사회적 논의에서는 국민연금의 목적에 맞게 기금의 소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국민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강화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이 모색되고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