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 하늘이 노래질 정도로 아프면 수술 받아라?- 진실과 거짓
담석증, 하늘이 노래질 정도로 아프면 수술 받아라?- 진실과 거짓
  • 승인 2018.09.02 2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둥
시 의사회 정보통신이사/마크원외과 원장
얼마 전 30대 여성이 급성담낭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기 위해 진료실을 찾았습니다. 3년 전에 오른쪽 갈빗대 아래쪽에 꽤 심한 통증이 있어 어떤 의원에서 검사한 결과 담석증이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시에 진료하신 선생님이 “하늘이 노래질 정도로 아프면 수술 받고 아니면 그냥 놔둬 보세요”라고 해서 그냥 뒀다고 합니다. 그 후 더 자주 아팠고 아픈 시간도 길어졌지만, ‘하늘이 노래질 정도로 아픈’ 경우는 없어서 그냥 참고 지내다가 이번에는 급성 담낭염으로 응급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 온 것입니다. ‘평소에 많이 아프지만 않으면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담석증과 관련된 오해 중 어쩌면 가장 위험한 낭설입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지방 성분을 장에서 흡수 가능한 상태로 분해하는 소화효소가 담즙입니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지고 총담관이란 곳으로 모여 십이지장으로 분비됩니다. 하지만 금식 중에는 담즙이 담관과 이것과 연결된 담낭에 임시로 저장되어 있다가 지방을 섭취한 경우 한 번에 분비되어 음식과 섞여 소화 작용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본연의 임무를 마친 담즙 중 95%는 소장의 마지막 부분으로 흡수되어 다시 간으로 돌아오게 되고 이렇게 되돌아온 담즙은 앞서 얘기한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러한 순환 과정 중에서, 특히 담낭에 모여 있던 담즙의 배출이 반복적으로 늦춰지거나 담즙의 성분이 진해지면 결석이 만들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러한 발생 원리 때문에 최근 수년간 비만 인구의 증가,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급격한 체중감소, 경구피임약 장기 복용, 단당류의 과다 섭취, 고콜레스테롤 식이 등으로 인해서 현대인들에게 담석증의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겨버린 담석이 통증을 일으키는 원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담낭이 수축하면서 저장하고 있던 담즙을 배출한다는 것은 이해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담석이 담낭의 출구를 막아버리면 해당 부위에 경련성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상태가 장시간 지속된다면 담낭 안에 고여 있는 담즙에서 세균이 급속도로 증식하는 급성담낭염이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패혈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매우 위험한 합병증이기 때문에 응급수술을 해야 합니다. 배출 부위를 일부만 막는 또 다른 경우에는 더디지만 담즙이 빠져나갈 수는 있기 때문에 급격한 통증 대신 소화불량, 구역질, 지방 섭취와 연관된 만성적인 설사 등 다른 증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 하더라도 ‘증상을 일으키고 있는 담석’ 이기에 급성 담낭염이 유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경우입니다.

어찌됐든 통증이나 그 외의 증상을 유발하지만 급성 세균 증식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당장 응급 상황은 모면할 수 있지만, 증상이 반복될 때 마다 조금씩 반복적으로 부종과 흉터현상이 쌓여가면서 소위 ‘만성염증’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만성담낭염은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년에 걸쳐서 심해지게 되고 이것은 담낭 벽에 암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전체 담낭암 환자의 약 80%에서 담석이 발견되며 담석의 지름이 2cm 이상이거나 60세 이상 노인에서 담석이 있는 경우 담낭암이 추가로 발병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결국 ‘급성 염증’ 또는 ‘담낭암’의 원인이 될 확률을 높이고 있다면 당장 아프지 않더라도 담낭을 미리 떼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담즙 순환 과정 중에서 담낭의 역할은 금식 중 담즙을 임시로 저장하는 기능만 할 뿐이며 그마저도 전체 저장량 중 약 15~20% 정도의 공간만 제공하며, 수술 후 몇 주만 지나면 담낭 이외의 나머지 저장 공간이 늘어나면서 보완을 하게 되는 인체의 신비가 우리 몸에는 존재합니다. 그러니, 담낭을 떼어내면 소화기능에 장애가 생긴다느니, 요즘은 약이 좋아서 돌도 녹인다느니(담석이 아니라 담낭슬러지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낭설이 된 경우), 담석은 초음파로 깨거나, 맥주나 물을 많이 마시면 저절로 빠질 수 있다느니(요로결석과 연관된 이야기가 잘못 와전되어 낭설이 된 경우)하는 그런 주변 사람들 이야기에 혹하다가 급성담낭염으로 위급한 상황을 맞이하거나 이미 담낭암이 발병한 후에야 후회하는 비극을 당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