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마당이 된 남북노동자 축구
통일의 마당이 된 남북노동자 축구
  • 승인 2018.09.0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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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전북대 초빙교수
원래 한 민족 같은 핏줄인데 합쳐 부르지 못하고 꼭 남이네, 북이네 하면서 호칭을 따로 해야 하는 아픔이 우리 민족에게 부하된 멍에다. 일이 잘못된 것은 못난 조상들 때문이지만 지금도 하나 되지 못하고 갈라서 살고 있는 현실을 보면 후손들 역시 어리석긴 조상 못지않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다. 삼국이 통일되고 나서부터 고려, 조선을 거치며 천년을 한나라 한 백성으로 살아왔는데 일이 꼬인 것은 왜놈들 때문이다. 섬나라 좁은 씨앗들이 악착같기는 승냥이 못지않아 한국을 강제로 집어삼키고 온갖 못된 짓을 다하다가 미국과 맞붙었다가 원자탄에 혼이 빠져 무조건 항복을 한 것 까지는 도도한 역사의 흐름이다. 양보할 필요도 없었던 미국이 볼세비키혁명으로 공산주의를 내건 소련의 참전 몫으로 한반도의 절반을 떼어준 것이 오늘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지옥살이를 하게 된 연유다. 게다가 소련의 사주를 받은 김일성은 1950년 6·25사변을 일으켜 한 때 남한 전역을 거의 장악했으나 유엔군의 참전으로 오늘의 휴전선으로 정전협정을 맺은 지 벌써 70년이 되어 간다. 박정희와 김일성은 밀사가 오고가며 7·4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금방이라도 통일이 될 것처럼 호언장담했으나 잉크도 마르기 전에 휴지조각이 되었다. 노태우 역시 남북기본합의서를 주고받았으나 신뢰가 떨어졌다.

김영삼은 김일성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약속했으나 아쉽게도 김일성의 사망으로 무산되었다. 김대중은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북한에 굴욕적인 현금외교로 회담을 구걸했다는 후유증을 남겼다. 노무현은 임기 말에 김정일을 만나 회담을 가졌으나 곧 임기가 끝나는 통에 커다란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명박과 박근혜정권은 보수 우파의 강경파에 둘러싸여 남북 간의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결국 문재인 정부의 평화공세에 모든 국민이 환호하게 하는 빌미를 줬다.

금방이라도 전쟁이 터질 것 같은 살벌한 분위기를 일거에 뒤엎은 것이 문재인의 평화공세다. 그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김정은의 올림픽참가라는 극적인 이벤트를 성공시켰고 연이은 4·27판문점회담으로 북미회담의 물꼬를 텄다. 6·12싱가포르에서의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은 그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비핵화를 향한 발걸음은 아직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기에 단 한번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8월11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축구대회는 판문점회담에서 합의했던 사항 중의 하나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노동자축구는 이번이 네 번째다. 경기장 안팎은 열기로 가득 찼다. 37도의 폭염은 외부적인 열기였고 민족은 하나라고 외치는 내부적인 응원열기도 뜨겁기만 했다.

이 경기를 보면서 극히 아쉬운 대목은 이러한 이벤트를 통한 남북 간의 대화채널이 지금보다도 훨씬 다변화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북한의 직업총연맹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만으로는 민족통일을 지향하는 국민의 마음을 채워주기는 어렵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들 단체는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큰 단체지만 국민의 마음과 일치할 때에만 환영받는다. 따라서 이들 외에도 더 많은 단체들이 하나가 되어 북한의 민간단체와 교류할 수 있는 길을 터야 한다.

현재 남북미중 관계국 간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얘기가 나돈다. 이를 실천할 관건은 북한이 가지고 있다. 어차피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으면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CVID를 추가하여 더 이상 질질 끌지 않고 확실하게 매듭짓는 것이 유엔의 경제제재로 어려워진 북한경제를 살릴 수 있는 지름길이다. 북한의 개혁개방은 인민들의 출중한 능력을 배가시킬 것이고 중국이나 베트남보다 훨씬 큰 경제적 성과를 낼 것이 분명하다. 지금 우리는 민족의 지혜를 총동원하여 남북 모두 전쟁 없이 잘 사는 나라를 구축하는데 온 힘을 기울일 때다. 폭염 속에서도 서로를 껴안으며 축구를 하고 있는 노동자 선수들이 유소년에서부터 중고교생 그리고 대학생 한 걸음 더 나가서 젊은 군인들의 대항경기로 발전해야만 진정한 남북화해의 신작로가 열리는 것이다. 축구의 기량은 하면 할수록 늘어난다. 나와 김병환사무총장이 이끌고 있는 한국축구클럽연맹은 이미 문희상국회의장에게 남북유소년축구대회를 남북국회의장 주최로 개최할 것을 제의하고 있으며 육해공군 해병대 축구팀을 부활할 것을 김선동의원이 대표발의자로 국회에 청원했다. 이를 밑받침으로 한 활발한 민간교류가 이뤄지는 것이 통일의 마당 굿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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