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병역 혜택 논란
아시안게임 병역 혜택 논란
  • 승인 2018.09.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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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부국장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때만 되면 어김없이 병역혜택 논란이 불거진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일 폐막한 ‘45억 아시안 축제’인 2018 자카르타-팔램방 아시안게임 기간중에도 국민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일었다.

이번 대회 개막에 앞서 일부 종목의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병역혜택이 최고의 화두가 됐다. 병역 혜택은 스포츠 선수나 국민들사이에서는 ‘뜨거운 감자’다. 그 중심에 선 종목은 야구다.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관중 동원력 1위를 자랑하는 야구 대표팀에 전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6월 11일 선동열 감독이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이후 대표팀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병역 혜택 문제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병역법에 따르면 올림픽에서 3위 안에 들거나, 아시안게임에서 1위로 입상한 사람에게 군 면제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병역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야구 대표팀에서 병역의 의무를 하지 않은 선수는 모두 9명이다.

최종 엔트리 24명 가운데 1/3 정도 되는 인원이다. 그렇다고 9명 모두가 비난을 받고 있는 건 아니다. 야구 팬들은 같은 포지션에서 성적이 더 나은 선수가 있는데도 군 문제 해결이 시급한 선수를 발탁한 데 의구심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은메달을 기원합니다”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병역 특례법은 1973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양정모 선수가 최초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1981년에는 서울에서 개최하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수혜 범위를 넓혔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제대회가 7가지나 됐다. 막상 시행을 하다보니 수혜 대상자들이 너무 많아 범위를 손보기 시작했고 1990년부터 현행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특별법은 2차례 발효 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출전해 4강 신화를 이룬 축구 대표팀, 그리고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야구 대표 팀이 예외적으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야구대표팀이 비난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주요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8개국이 참가한 야구는 사회인 야구선수로 구성된 일본과 대부분 실업선수들로 팀을 꾸린 대만만 이기면 금메달을 쉽게 딸 수 있는 종목이다. 나머지 나라들은 사실상 우리나라 사회인 야구 수준이다. 아마추어들이 나오는 대회에 우리나라는 프로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이 때문에 선수 선발과정에서 매번 잡음이 일고 있다.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는 프로선수들이 병역혜택까지 손쉽게 받으려는 모습이 국민을 화나게 하는 것 같다.

이 제도는 현실과 형평성에 맞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준이 더 높은 월드컵 대회는 물론 육상이나 수영 등 메달조차 따기가 어려운 비인기 종목과의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병역특례 대상자 총 42명 중 70%가량인 29명이 축구·야구 선수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논란은 아시안게임 폐막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사이트에는 일부 야구대표팀 선수의 군 면제 취소와 아시안게임 프로선수 차출금지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이 등장했다. 병역 혜택은 국제대회에서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정서는 변하고 있다. 야구대표팀을 향해 일치단결된 비난, 저주, 조소가 쏟아진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일각에서는 형평성 차원에서 방탄소년단 등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한류 스타등 대중문화예술인들에게도 병역혜택을 주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병역혜택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난 3일 기찬수 병무청장은 “체육·예술 병역특례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열린 선수단 해단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의 출전 성적에 따라 마일리지를 많이 쌓은 선수에게 병역혜택을 주는 마일리지(점수 누적제) 도입을 시사했다.

국위 선양을 한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병역 특례법이다. 병역은 공정하고 형평성에 맞아야 한다. 그동안 국회에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가 됐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진 못했다. 군 면제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가장 민감한 사안인 만큼 이 참에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게 손질을 해야한다. 지금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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