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0% 이상이 원하는 개헌, 국회가 답할 것”
“국민 80% 이상이 원하는 개헌, 국회가 답할 것”
  • 이창준
  • 승인 2018.09.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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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
‘일 잘하는 실력국회’ 어떻게 만드나
국회의장-원내대표 정례회동 구상
상설소위 활성화로 현안 전문 심사
특활비 폐지 이어 인사 등 전반 개혁
촛불혁명의 제도적 완성 노력할 것
필요하다면 南北 국회의장 회담도
문희상국회의장인터뷰
문희상 국회의장은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개헌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교섭단체 대표들과 자주 만나 대화하고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창간22주년 특집 정치권에 듣는다-문희상 국회의장]

문희상 국회의장은 “전 국민 80% 이상이 ‘개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기 때문에 국회가 여기에 답해야 한다”며 “여야가 마음만 합치면 한 달 안에도 개헌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개헌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교섭단체 대표들과 자주 만나 대화하고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또한 “선진화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덮어놓고 바꾸자는 식의 태도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신속처리제도 요건을 완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선진화법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창간 22주년을 맞은 대구신문이 취임 한 달 만에 특활비를 폐지하는 등 국회 개혁에 나선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20대 후반기 국회운영방안과 정기국회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봤다. 다음은 문 의장과 문답요지다.
- 의장님의 포부는.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사적 대 격변기의 한복판에 있다. 이것은 하늘이 우리에게 준 기적 같은 일이다. 국회는 시대정신인 촛불혁명의 완성과 한반도 평화를 이뤄야할 역사적 책무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엄중한 상황에 제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부여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대결과 갈등에 빠져 국회를 무력화시키고 민생을 외면한다면 누구든 민심의 쓰나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저는 앞으로 국회의장으로서 촛불혁명을 제도적으로 완성하고 의회주의가 만발하는 국회의 계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존경받는 국회, 신뢰받는 국회, 사랑받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 특활비 폐지에 대한 평가는.

“저는 국회의장 취임 일성으로 ‘대명천지에 쌈짓돈이 어디 있고 주머닛돈이 어디 있느냐 이것은 없어져야 맞다. 완벽하게 투명하게 원칙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특활비라는 예산의 성격상 내역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알고 보면 쓸 수밖에 없었겠구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이를 바꿔나가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달 16일 특활비 용도에 부합하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액 폐지를 결정했다. 이는 국회 의정사에 남을 중요한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상임위원장들도 흔쾌히 특활비 폐지에 동의해주셨고, 이런 의견들을 모아 국회 사무총장이 발표한 것이다. 올해 기준 국회 특수활동비는 국가 전체 금액의 1% 이하지만, 국회가 상징적으로 특활비 폐지에 먼저 나선 만큼 이를 계기로 인사·예산·조직운영 등 국회 전반에 대한 개혁을 실천해나갈 예정이다.”

- 취임 시 협치를 강조하셨는데 선진화법 고쳐야 야당과 협치 수월한 것 아닌가.

“선진화법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덮어놓고 바꾸자는 식의 태도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선진화법의 취지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 선진화법을 만들 당시 국회는 눈 뜨고는 못 볼 목불인견(目不忍見) 장면이 많아 동물국회라는 말까지 들었다. 현재 운영위원회 개선소위에서도 선집화법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지만, 신속처리제도 요건을 완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선진화법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대동소이한 개선 방안을 담은 여야 의원들의 법안 발의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함께 결심만 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제헌절 경축사를 통해서 연내에 개헌안을 도출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저는 다른 이유를 다 떠나서 ‘개헌이 되어야 한다’는 전 국민적 염원이 80% 이상이기 때문에 국회가 여기에 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원하면 해야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몇 대에 걸쳐 국회의장들이 개헌 전문 자문기구를 통해 만들어 놓은 안이 있고, 국회 개헌특위에서 접근한 안도 있다. 또한 대통령께서 제출했던 개헌안도 여당과의 조율을 마쳤다. 이번에 개헌특위를 구성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개혁특위에서 선거구제를 다루다보면 필연적으로 개헌문제로까지 옮겨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개특위의 진행상황을 지켜볼 것이다. 저는 여야가 마음만 합치면 한 달 안에도 개헌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개헌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교섭단체 대표들과 자주 만나 대화하고 독려하겠다.”

- 남북관계에서 국회 역할은.

“한반도 평화라는 기적, 천지개벽할 일이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사적 회담과 합의가 연이어 이루어지고,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되는 등 북한의 비핵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이는 경천동지할 대변화 속에 다소의 문제일 뿐이다. 만절필동(萬折必東)이라는 말이 있듯이 평화를 향한 시대적 흐름을 꺾을 수는 없다. 국회는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지지 결의는 물론이고 비준 동의까지도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고 필요한 일이라면 남북 국회의장 회담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다. 저는 국회의장 회담 성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 비핵화에 기여할 수 있는 회담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달 20일 통일부, 행안부, 기재부와 협의하여 통일특보도 국회로 파견을 나온 만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국회가 제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 정기국회에 임하는 각오는.

“저는 국회의장 취임 이전부터 ‘일 잘하는 실력국회’를 위해 소위가 활성화되고, 매일 열리는 상시국회를 구상해 왔다. 취임 후에는 원내대표들과 상임위원장단 회동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달 27일 원내대표 회동에서 소위원회 활성화 법안을 마련해 운영위에 제안했다. 기능 위주로 설치됐던 소위를 법률과 현안사항을 전문적으로 심사할 수 있도록 상설소위원회를 활성화했고, 소위를 정례화 하는 방안까지 담았다. 또한 앞으로 국회의장-원내대표 간의 정례회동도 내실을 기하려 한다. 매주 한 차례 의례적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사전에 회의 안건을 미리 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국회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최후의 보루다. 국회가 펄펄 살아 있을 때 민주주의도 살고 정치도 살았다. 땅에 떨어진 국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일 잘하는 실력국회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대구·경북인에게 당부할 말씀은.

“저는 국회의장 취임 이후 첫째도 협치, 두 번째도 협치, 세 번째도 협치를 강조하며 ‘협치와 통합의 국회’, ‘일 잘하는 실력 국회’,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를 약속드린 바 있다.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호남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등 전국에서 변화된 민심이 목격되고 있다. 해묵은 지역정서는 희석되고 민생 우선의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협치는 시대정신이자 국민들의 강력한 요구다. 20대 국회 후반기에는 민생입법, 득표수에 비례해 의석을 갖는 선거구제 개편, 개헌 등 산적한 현안이 많다. 대구·경북지역의 지역현안도 마찬가지다. 정파를 떠나 오직 국민과 민생만을 바라보며 협치와 통합의 정치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구시민 여러분과 경북도민 여러분께서도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데 큰 성원을 부탁드린다.”

- ‘無信不立 和而不同’을 애용하시는 이유는.

“무신불립 화이부동(無信不立 和而不同)은 제 인생의 좌우명이자 정치철학의 뿌리기이도 하다. ‘무신불립’은 국가는 국민의 신뢰 없이 바로 서지 못한다는 것을 뜻하며, ‘화이부동’은 모두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크게는 하나로 화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열한 토론 끝에 더 큰 목표를 위해 합의하는 화이부동과 역지사지, 오직 국민만 보고 가는 무신불립의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20대 국회는 국회다운 국회, 성숙한 국회, 품격과 격조 있는 국회를 만들라는 것이다. 어떤 좋은 계획과 방안도 어느 한 개인의 힘으로 이룰 수 없다. 300명 국회의원 모두가 함께 할 때 국회다운 국회, 신뢰받는 국회를 구현할 수 있다. 저 또한 국회의장으로서 협치와 민생을 꽃피우는 국회의 계절을 열어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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