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선거 잇단 참패…TK, 목소리도 없고 인물도 없다
보수, 선거 잇단 참패…TK, 목소리도 없고 인물도 없다
  • 이창준
  • 승인 2018.09.0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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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무너진 정치력 회복 나서자 ② TK, 존재감마저 실종
정치력·정무 감각도 부족 ‘공황상태’
지역 현안엔 방관하고 ‘자기 정치’만
부울경 신공항 도발 등 불거져도 침묵
주호영 등 중진들 향후 행보 넓혀야
‘마이웨이’ 유승민·조원진 운명 관심
“보수-진보보다 민생고 해결이 우선”
지난 7월 28일 자유한국당 대구시·경북도당 강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발전협의회에 참석한 지역 국회의원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기념촬영을 했다.

 

창간 22주년 특집 대구ㆍ경북 새로운 길을 찾다 - Ⅰ. 무너진 정치력 회복 나서자 ② TK, 존재감마저 실종


보수정치의 고향이면서 자유한국당의 본거지인 대구경북(TK)지역은 2016년 총선패배, 2017년 조기대선 패배, 2018년 지방선거 참패로 그야말로 궤멸직전이다. 여기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등으로 TK정치권은 사망선고 상태나 마찬가지다.

TK에는 21명의 한국당 국회의원이 있지만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도 못되고 목소리를 낼 인물도 없는 그야말로 정치적인 공황상태에 빠져있다.

지역 국회의원이 2명인 더불어민주당도 한국당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구미시장과 광역·기초의회에 대거 당선됐지만 민주당에 표를 준 시·도민의 바람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
Ⅰ.무너진 정치력 회복 나서자 ① 리더십 없는 TK 는 관련기사 참고)

◇지역 현안에 수수방관

최근까지 TK지역 정치권은 여야 모두 지역현안 문제나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야할 때 방관했고 자기 정치만 했지 뭉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숱하게 받아왔다.

지역 최대 현안인 취수원 이전 등 물 문제, 통합대구공항 이전 문제, 부·울·경의 신공항 도발에도 공동대응하지 못하고 침묵했다. 특히 내년 예산 편성에서 야당 소속 지방자치 단체장이 있는 TK지역 예산만 삭감되자 대구경북 지역사회는 단단히 뿔이 났다.

한국당 지역의원의 한 보좌진은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에 의원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고 의원 자신이 제일 속상해 한다”면서 “지역민들만 공황상태가 아니고 현실정치에 있는 의원들은 더 괴롭고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보좌진은 “우리 의원은 아직도 여당 국회의원 같다”는 말도 전했다.

한 시사평론가는 “TK지역에는 한국당 공천만 받으면 작대기를 꽂아도 되고 과메기를 꽂아도 당선 됐다. 말 잘 듣는 관료나 교수 등 전문직 출신들에게 공천을 주었으니 무슨 정치력이 있고 정무 감각이 있겠냐”고 분석했다.

◇중진의원 역할론 대두

이런 가운데 지역정가에선 TK의원들의 역할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TK홀대론을 불식시키라는 것이고, 한국당 의원들은 보수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정치적 목소리를 내라는 것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중진의원은 지도부나 당직에 도전해 분위기를 일신하고 리더십을 보이라는 압박이다.

하지만 20대 국회 출범 이후 TK의원 25명의 속을 들여다보면 그럴 상황이 못된다.

대구 국회의원 12명은 민주당 2명, 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1명, 애국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당인 민주당 김부겸 행자부 장관(4선)은 차기 민주당 대권주자로 거론되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만든 집권세력 가운데 비주류여서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재선의 홍의락 의원은 지난 총선서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복당했다.

한국당의 최다선 주호영 의원(4선)은 바른정당 복당파여서 그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처지가 못 됐다. 재선의 김상훈, 윤재옥 의원은 아직까지 뚜렷한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4선)은 바른정당 후보로서 대선 실패에 이어 바른미래당 대표를 맡았으나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정치 휴지기를 보내고 있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3선)은 태극기 집회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경북의원 13명 모두 한국당 소속이다. 3명의 다선의원이 구속 중이거나 재판중이다. 최경환 의원(4선)이 그동안 지역 정치권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으나 국정원 특활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중이고, 김재원 의원(3선)은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 이완영 의원(2선)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이다.

강석호 의원(3선)이 그나마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으로 활동 중이고 김광림(3선) 박명재(2선)의원은 경북지사 당내 공천경쟁에서 이철우 의원에게 밀린 후 호흡조절 중이다.

다행히 한국당 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TK발전협의회가 지난 30일 주호영 의원을 신임 회장에 추대하고 나서 ‘TK홀대론’을 비판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중진의원들이 11월에 있을 원내대표 선거나 내년 2월 전당대회 등에서 전면에 나서겠다는 얘기도 들린다.

주호영·강석호·김광림 의원이 향후 행보에 대한 의견을 서로 주고받은 모양이다. 주 의원은 당 대표, 강 의원은 원내대표, 김 의원은 최고위원에 도전하겠다는 얘기가 거론된다.

민주당도 새로 구성된 이해찬 지도부가 TK공략에 나서고 있는 만큼 TK홀대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라는 게 지역정치권의 지적이다.

민주당은 “TK차별은 없다”, “TK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말로 그칠 게 아니라 보여 달라”는 것이 지역민들의 요구다.

◇유승민, 조원진은?

최근 대구지역 정치권에서는 ‘배신자’ 유승민, ‘태극기부대 사령관’ 조원진 의원을 이을 소신 있고 강단 있는 정치인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립했다는 이유로 ‘배신자’로 낙인 찍혀 대구지역에선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인식돼 있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유승민의 용기와 소신에 박수를 보냈던 것도 사실이다. 유 의원은 불과 3년 여만에 무소속 출마 당선, 바른정당 창당과 대선출마, 이어서 국민의당 안철수와 바른미래당으로 통합 했지만 보수의 대안이 되지 못했다.

유 의원은 보수야권 통합 바람이 불더라도 기존의 배신자 프레임을 뛰어 넘는 아젠다를 제시할 수 있어야 소신 있는 정치인으로 부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0대 총선 공천정국 당시 ‘진박(진짜 친박근혜계)감별사’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던 조원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운동에 정치생명을 건 모양새다.

조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이어 법정구속 되자 한국당을 탈당한 후 대한애국당을 창당했다. 이후 79차에 달하는 태극기 집회를 통해 박근혜 무죄석방 운동을 진행하며 박근혜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있다.

조 의원은 한국당내 탄핵을 반대 했던 의원들이 뭉친다면 합류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정치권 이합집산에 따라 입장이 변할 수도 있다.

◇실력 갖추는 수 밖에

사실 이런 결과는 대구·경북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계파정치에 몰두하며 국정농단을 방조하고 진박(진짜 박근혜계)들에게 표를 주고 부화뇌동 해온 세력이 누구인가? 대구시와 경북도 지방정부의 관료들은 과연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한국당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당선시켜주던 시도민들의 수준도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는 반성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구신문과 인터뷰에서 TK홀대론과 관련해서 “칼자루 쥔 그들도 과거에 많이 당했다. 그러니 원망만 할 게 아니라 실력을 더 갖춰서 어떡하든지 더 우수한 사람이라는 걸 내보이는 수밖에 없다. 예산도 과거같이 전화로 받는 게 안 되니 이제는 논리와 명분으로써 받아 내야한다”고 조언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국당은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게 맞다. 지금 나서면 적폐세력으로 몰려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고 집권세력에겐 저격당한다”면서 “내년 말 쯤 두 전직 대통령 재판이 끝난 후 사면이라도 받고 석방될 때까지 실력 키우고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지역 출신의 한 출향인사는 “믿을게 따로 있지 어떻게 정치인 말을 믿느냐. 그 사람들 당선되면 자기 정치하느라 바쁘지 언제 나라 걱정하고 지역 걱정했느냐? 다른 방법이 없다. 다음 선거에 투표로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고 체념하면서 “지역민은 여야와 보수냐 진보도 따지지 않는다. 민생고 해결해주는 정치를 기대 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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