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자립 지원사업 ‘지지부진’
중증장애인 자립 지원사업 ‘지지부진’
  • 정은빈
  • 승인 2018.09.0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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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빌라 구입 했지만 수리 못해
입주 예정지 인근 주민들 반대
수차례 간담회에도 합의 안돼
“市·구청 문제해결 소극” 지적
대구시 방침에 따라 대구 서구청이 추진 중인 중증장애인 자립생활가정 지원사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입주 예정지 인근 주민들의 계속된 반대 때문이다.

서구청은 거듭 주민들에 협조를 구할 뿐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시와 서구청이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구청은 지난 4월 대구시에 보조금 1억8천900만원을 받아 희망원에서 퇴소해 자립할 중증장애인 3명에 제공할 자립생활가정 용도로 대구 서구 중리동의 빌라 한 채를 매입했다. 당초 서구청은 5월 말까지 내부 수리와 입주자 선정 등을 마치고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은 시행 5개월에 이르도록 난항을 겪고 있다. 빌라 입주민 총 10가구 중 9가구의 반대에 부딪히면서다. 자립생활가정 운영기관인 대구장애인인권연대와 서구청이 내부 수리를 위해 빌라를 찾은 지난 5월 24일 입주민들은 빌라 주차장을 차로 막으며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한동안 빌라 출입구 문에 “장애인의 입주를 결사 반대한다”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붙여놓기도 했다.

이들은 장애인 입주 시 승강기 등 시설 이용이 불편해지고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하고 있다. 입주가 예정된 집이 맨 위층이라 화재, 지진 등 사고 시 대처가 어려워 위치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반대 이유다.

서구청은 지난달 14일까지 여러 차례 간담회를 열고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사업도 진척이 없는 상태다.

서구청 관계자는 “다른 대안이 없어 계속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중”이라며 “입주자 선정 등 모든 절차는 주민과의 합의를 이룬 뒤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장애인인권연대는 공사를 강행해 올해 내 사업을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에 못 이겨 입주 예정지를 옮기거나 사업이 흐지부지될 경우 향후 유사한 사업을 시행할 때마다 같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는 “자립생활가정을 단독 주택으로 옮기자는 제안도 나왔지만 동의할 수 없다”며 “입주 예정지를 옮기면 주민 반대로 장애인이 쫓겨난 전례가 될 수 있다. 올해 내 공사와 입주를 마치도록 움직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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