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의 모성애 - 너희들은 내가 지킬게
왜가리의 모성애 - 너희들은 내가 지킬게
  • 승인 2018.09.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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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상 기후는 그 이전의 환경에 익숙해진 모든 생물체를 힘들게 합니다. 그러나 모든 생명체의 역사가 적응의 역사이듯이 이에 잘 적응하는 생명체는 결국 살아남을 것입니다.

이는 먹이가 줄어들었을 경우 서서히 자기의 크기를 줄인 도마뱀은 살아남았는데 그러지 못한 공룡들은 모두 사라진 것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찰스 다윈(C.R.Darwin, 1809~1882)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라는 명제를 세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진정한 적응에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일전 울산 태화강 철새공원에서 어미 왜가리가 갓 깨어난 자신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하여 날개로 그늘을 드리워주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었다고 보도된 바가 있습니다.

울산시가 공개한 영상은 최고기온이 32.6도를 기록한 지난 7월 31일 촬영된 것으로, 대나무 숲 꼭대기에 둥지를 튼 왜가리 어미가 갓 부화한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온몸으로 애쓰는 장면이었습니다.

어미 왜가리는 해가 뜨는 아침이면 해가 뜨는 방향에서 날개를 펼쳐 새끼들에게 내리쬐는 햇볕을 가려주다가 정오와 오후를 지나며 해가 이동하는 방향에 따라 위치를 바꿔가며 해가 질 때까지 날개를 펼쳐 온몸으로 새끼들을 가려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새끼가 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막아주는 한편 직사광선이 새끼의 눈에 직접 비치지 않도록 또한 막아준 것이었습니다. 왜가리 어미는 이와 같이 온종일 새끼를 보호하다가 해가 질 무렵에야 비로소 먹이 활동을 위해 잠시 둥지를 비웠다고 합니다.

어미는 새끼를 지키고 있는 동안 몹시 배고프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을 감내하고 기어이 새끼를 잘 키워 생물계의 당당한 일원으로 내보내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대부분의 조류들은 날개로 그 삶을 더욱 윤택하게 가꾸어나가고 있습니다. 보다 살기 좋은 환경을 찾아 이동을 할 때에도 날개만큼 유용한 것은 없습니다. 추우면 깃을 오므려 추위를 막고 더우면 날개를 펴서 바람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한 냇가에서 먹이를 찾을 때에 햇빛이 강하여 물속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면 날개를 구부려 햇빛을 막기도 합니다.

아기 새들이 둥지에서 나와 처음으로 하는 훈련은 바람을 향해 날개를 퍼덕이는 것입니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어떻게 날개를 펴야 부력(浮力)을 얻을 수 있을까를 익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익힐 습(習)’ 자에는 ‘날개(羽)’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더위를 막기 위해 새끼들에게 하루 종일 날개를 펴주는 어미의 사랑, 이 모성애(母性愛)야말로 이 세상을 새롭게 바꾸어나가는 가장 위대한 힘이라 하겠습니다.

어릴 때에 집에서 키우던 토끼가 새끼를 낳을 때면 아버지가 토끼장을 천으로 가려주던 일이 떠오릅니다. 나는 궁금하여 천을 들춰보곤 하였는데 그럴 때마다 호된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내가 울먹이자 아버지는 ‘토끼는 자기 새끼가 위험에 빠졌다고 생각하면 순간적으로 새끼를 물어죽일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새끼가 처참하게 죽어가는 고통을 줄여주기 위하여 순간적으로 자기 새끼의 목숨을 끊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여 섬뜩해진 바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토끼들도 아침 해가 토끼장에 바로 비치면 돌아앉아 햇빛을 막는 것을 본 적 있습니다. 이 역시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인 사랑에 바탕을 두고 있는 행동일 것입니다.

그 밖에도 수많은 모성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동물의 세계에서 조건 없는 모성애를 발견하는 일은 우리의 심성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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