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공항 불가’를 보여준 간사이공항 참사
‘가덕공항 불가’를 보여준 간사이공항 참사
  • 승인 2018.09.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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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 5일 태풍 제비가 일본열도를 강타하면서 일본이 자랑하던 바다매립 공항인 오사카 간사이공항이 완전 물바다로 변했다. 공항의 활주로와 계류장, 터미널 등이 모두 바닷물에 잠겨 거기가 원래 공항이었는지 바다였는지 구별을 못할 정도였다. 수천 명의 승객이 고립되기도 했다. 지난 지방선거로 당선된 오거돈 부산시장이 다시 건립을 추진하는 가덕도 신공항이 간사이공항보다 태풍에 훨씬 더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저께까지 집계된 간사이공항의 피해는 최소 9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다치는 등 큰 인명피해가 났다. 공항 폐쇄로 인해 승객 3천명과 공항 직원 등 2천명 등 5천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활주로가 범람해 5일 하루 동안에만 800여 편의 비행기가 결항했다. 오사카만 해상을 운항하던 2591t 유조선이 간사이공항과 육지를 연결하는 교량에 부딪쳐 교량통행이 금지됐었다. 바다를 매립한 공항이 얼마나 위험천만한지를 보여준 사례이다.

가덕도 신공항 문제는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나 한동안 잠잠했었다. 그러나 가덕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건 오거돈 후보가 당선되면서 다시 이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지난 6월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인,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이 모여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오거돈 시장은 지금도 기회 있을 때마다 김해공항이 부적하다며 가덕공항 건립을 주장한다.

가덕공항이 불가한 이유는 차고 넘친다. 우선 바다 매립에 수십 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국회도서관 자료에 따르면 가덕도 남단의 수심이 5~15m라는 주장과는 달리 20~30m이어서 공항 건립이 더욱 불가하다. 또한 선박 통행로가 공항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바로 그 지점이어서 사고 위험도 크다. 거기다가 가덕공항은 남해 태풍의 길목에 위치해 태풍이 올 경우 내항에 위치한 간사이공항보다 피해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경남과 울산시는 가덕공항을 줄곧 반대해 왔으나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입장이 180도 돌아섰다. 거기다가 민주당 출신이며 부산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도 불분명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 문제가 이번 정부 내내 제기될 전망이다. 그러면 지난 밀양 남부권 신공항 계획 때보다 더 깊은 지역감정의 골이 파질 수 있다. 그것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손해다. 정부가 가덕도 신공항 불가를 공식 천명해 이 문제를 잠재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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