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
예언
  • 승인 2018.09.06 21: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땅의 마리아는

베트남어로 자장가를 부를 것이고

그녀의 요셉은

늙은 소처럼 농사를 지을 것이다

모국어가 서툰 어린 예수는

몸 아픈 할미의 손에 키워질 것이며

눈물로 끌 수 없는 분노가 활화산이 될 것이다



그는 선지자이며 테러리스트이고

사람의 형상을 한 괴물이거나

괴물이 되고픈 사람일 것이다



한 알의 밀알이 죽임을 당할 것이다

가난하고 말이 서툴고 생김새가 다르다하여 그럴 것이다

썩지 않는 죽음을 통해

피의 열매가 많이 맺힐 것이다



◇최진= 경북 성주 출생. 2014년 사람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배달 일기’.



<해설> 위선 위에 또 다른 위선이 존재한다는 역설적인 예언, 예수는 한 알의 밀알이 되기 위해 위선 위에서 죽을 것이며, 환생으로 썩지 않는 죽음을 통해 수많은 목자를 주렁주렁 달게 될 것이라는 아이러니가 사뭇 비장미를 자아낸다. -제왕국(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