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발열…나도 메르스?”
“두통·발열…나도 메르스?”
  • 정은빈
  • 승인 2018.09.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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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8개 구·군 보건소
증상 관련 문의 잇따라
“감기·몸살과 혼동 쉬워
내원 말고 전화 문의를”
“저 혹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인가요?”

지난 10일 아침 눈을 뜬 A(여·30·대구 중구)씨는 몸살 기운을 느끼고 크게 당황했다. 두통과 발열 등 증상에 메르스가 연상됐기 때문이다.

A씨는 덜컥 겁이 났지만 감기약으로 불안감을 애써 지우고 일상생활을 소화했다. 하지만 버스와 슈퍼마켓에서 기침을 할 때마다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고민하던 A씨는 11일 오전 보건소로 전화를 걸었다.

3년 만의 메르스 국내 발병에 보건소로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각 보건소는 대구에 의심환자가 없어 안심하는 한편 잠복기를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긴장을 떨치기 힘든 분위기다.

대구지역 8개 구·군 보건소에는 10~11일 이틀간 메르스 관련 문의가 잇따랐다. 메르스 유사 증상을 호소하거나 검사가 필요한지 묻는 전화도 4건 있었다.

A보건소 관계자는 “최근 외국에 다녀왔거나 감기 기운이 있는 주민들이 메르스 검사가 필요한지 문의해왔다. 모두 역학조사가 필요한 수준이 아니라서 상태를 지켜보다 보건소로 다시 전화 달라고 안내했다”며 “문의자는 주로 청·장년층으로 20~40대”라고 말했다.

B보건소 관계자는 “외국인과 악수를 했는데 검사를 해봐야 하냐고 묻는 전화를 받았다”며 “병세가 있지는 않아 안심하셔도 된다고 설명했다”고 했다.

3년 전 메르스 사태로 몸살을 앓은 보건소에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각 보건소는 대구시 지침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각 보건소 당직자는 오후 10시까지 근무하고 일부 보건소는 자택근무를 병행해 24시간 메르스 문의·신고를 받고 있다.

남구보건소 관계자는 “일단 대구지역에 의심환자가 없어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지만 잠복기가 오는 21일까지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태”라며 “1차 비상근무체제는 9월 말까지 이어지고 이후 상황을 봐 비상근무 기간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메르스는 다른 질병과 증상이 유사해 혼동하기 쉽다.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의심될 시 스스로 내원하지 말고 보건소 등으로 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북구보건소 관계자는 “기본 증상이 있거나 메르스가 의심되는 사람은 스스로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말고 보건소로 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이모(61)씨에 대한 구속수사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11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14건 올라왔다. 이씨는 귀국 직전 아내에게 연락해 “마스크를 쓰고 오라”고 하는 등 메르스를 의심하고도 아내가 몰고 온 자가용이 아닌 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병원까지 이동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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