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 넘친 재정투입 정책의 끝
분수 넘친 재정투입 정책의 끝
  • 승인 2018.09.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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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
제포럼 대표
매일 무료하게 양을 돌보던 양치기 소년이 너무 심심한 나머지 “늑대가 나타났어요!”하는 거짓 외침을 했다. 이 외침에 마을 사람들은 너도나도 양치기 소년 곁으로 뛰어와 늑대를 몰아내고자 했으나 이내 거짓임을 알아버렸다. 소년은 이 모양이 재미있어 그 후로도 몇 번의 거짓 외침을 하여 마을사람들을 헛걸음치게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진짜로 늑대가 와서 소리소리 지르며 도와달라고 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누구도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한번쯤은 읽어 보았을 것이다. 정부 주도의 정책이 성공적인 성과를 가져와 실제 생활과 사회에 변화를 주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매우 만족해하며 정부의 발표와 지침을 준수한다. 그러나 실제 성과는 만들어지지 못하고 미래에 일어날 성과를 기약하는 말만 무성한 정책은 신뢰를 잃어버린다.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용의주도한 계획을 발표했던 정부의 모습이 점점 양치기 소년의 모습이 되어 가고 있다.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일자리 늘리기는 작년 54조의 재정을 투입했지만 늘어난 일자리는 고작 5000개로 밖에 되지 않는다. 작금의 우리와 유사한 정책을 펼친 사례로 아르헨티나의 경우를 보자. 그들도 일자리 늘리기로 공무원의 수를 대폭 늘렸다. 그리고 학생들에게는 노트북을 무상 지급했고 연금지급 기준을 완화하여 연금수령자를 늘리고 전기, 가스 등의 공공요금에 보조금을 지급했다. 그렇게 재정투자를 하여 모두가 잘살게 되었으면 좋겠지만 대외 부채가 늘어났고 물가는 치솟았다. 국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물가가 높아지고 있었지만 통계청의 발표를 보면 염려할 수준은 못됐다. 그렇게 달구어지는 경제를 눈속임하고 있었지만 결국 실제로 닥친 경제위기에 정부는 IMF구제금융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속임수에는 한계가 있다. 한계를 넘어서면 모두가 알게 되기 마련이다. 양치기 소년처럼 거짓을 말할 것이 아니라 실상을 말하며 비전을 제시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가 있다.

아르헨티나의 예를 든 것은 그들이 작금의 우리 정부와 유사한 행태로 파국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정부를 제외한 민간과 전문가들은 정부주도 경제정책의 오류를 말하며 이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현 정권의 주요 관료들의 입에서도 작금의 정책의 폐해를 말하고 있음에도 수정이나 보완은커녕 더 많은 재정의 투입으로 꼭 성과를 이루어내겠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성과를 위한 정책은 주변의 결과물들의 오류를 부추긴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성공적 정책을 내보이려 통계의 조작까지 이루어졌지만 실물경제의 파탄으로 파국에 빠졌다. 우리의 모습이 그들과 다르려면 지금 변화를 만들어야 하고 노선을 바꿔야 한다.

처음 학생들에게 노트북이 주어지고 연금 수혜자가 곱절 늘어나고 전기나 수도의 보조금이 나왔을 땐 그만큼 부담이 줄어들고 당장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한계가 있는 비용이다. 결국 국민들의 부담만 커지고 더 어려워진 경제 환경에서 생존을 걸고 사투를 벌여야 할 사람은 국민들이다.

공짜를 좋아하지만 삶에 연륜이 있는 사람은 말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모든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빠르게 조여드는 위기는 바로 인지하고 대처하지만 서서히 조여 오는 위기는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방치하기 마련이다.

어디든 달려가고 국민들의 심정을 잘 알아주는 대통령으로 사상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등극했던 문 대통령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내려가는 이유는 점점 그가 말하는 정책의 신뢰성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정권 중 국민들에게 가장 가깝고 국민들의 말에 귀를 열고 있을 것 같았지만 듣기만 하고 변화가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퍼주는 정책의 끝장을 보여준 아르헨티나의 사례는 작금의 우리나라에게 가장 확실한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바뀌어야 한다. 모두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란 한정적 시간이다. 이 시간이 지나면 생사를 다투는 투쟁을 벌여야 한다. 전체 국민의 생사고투를 보고 있을 생각이 아니라면 달라져야 할 것이다. 굳이 남의 나라 사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최저임금 인상 사례를 체험했다. 결과적으로 의도한 성과는 보지 못했고 시장의 혼란을 초래했다. 이번 정권이 주력하는 정책이기도 하니 이에 대한 사전·사후평가를 해보면 내년도 상황을 미리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정권의 핵심에서도 회의적인 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무모함을 버려야 한다. 경고 수준에서 실제 상황이 되어버리면 기초체력을 잃어버린 경제는 앓아눕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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