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정치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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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1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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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학교명예교수 지방
자치연구소장
대구가 침체된 도시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안 좋다. 비교하기는 싫지만 자동차 여행을 해 보면 경상도와 전라도의 차이를 실감 한다. 그 지역정치인들의 애씀이 눈에 보인다. 이해찬 의원이 당 대표 선거 전후에 대구·경북을 방문했을 때의 말이 귀에 맴돈다. “대구·경북을 특별관리구역으로 특별 지원하겠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대구·경북에서 민주당시장도 나오고 광역의원·기초의원이 많이 당선된데 대한 치사로 예산과 정책지원을 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특별관리’란 말이 영 마음에 걸린다. 보수의 깊은 뿌리가 남아있는 이 지역에 진보성이 강한 집권당의 대표가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정말 고맙지만 특별관리를 받아야 할 처지가 한심스럽고 자존심이 상한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대구의 정치인들을 생각케 된다. 아무개 국회의원이 선거민과 대화한다며 내건 현수막을 보고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슬며시 열이 오른다. 내년 정부 예산편성 안에서 타 지역에 비해 대구·경북이 패싱 당하고 있다는 말도 있는데 지역 국회의원들의 활동상은 보이지 않는다. 자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을 할 때 아무개 의원의 명패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사람이 없는 TV 장면을 보면서 그에 대한 신망이 싹 사라졌다. 지금 국회의원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2020년에 있을 총선에만 쏠려있는 것 같다. 여당대표가 청년일자리 예산과 정책을 지원하고 물 산업 허브도시 지원 등에 힘을 쏟겠다고 하는데도 이곳 국회의원들은 침묵하고 있다.

얼마 전 대구시민대책회의의 여론조사에서 대구시민 55%가 “수돗물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을 했다. 낙동강 수계에서 생긴 문제인 만큼 대구시가 정부, 관련단체와 협의하여 빠른 시일 내에 시민들의 걱정을 풀어줘야 하는 데도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해 그저 답답할 뿐이다. 재선 대구시장은 신중한 행정 답보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안심하고 마실 물 해결에 총력을 다 해 주길 바란다.

정부의 협조를 받아야 할 부분은 지역 국회의원들의 힘을 빌어야 함이 마땅함에도 그런 말을 듣지 못했다. 대구·경북 출신 국회의원들과 대구시장, 경북지사가 함께 모여 TK의 당면한 문제를 숙의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 지역의 일인 만큼 다른 정당에 속한 지역의원들의 협조도 구하면 좋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문제에 매달려 있다 보니 지방문제는 뒷전이다. 이해찬 대표는 지방발전방안을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두 가지로 구분하면서 20년 장기집권플랜을 짜고 있다. 말대로 잘 되겠느냐고 하겠지만 그의 말에 강한 신념이 묻어있다는 생각을 가끔씩 하게 된다. 그는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현행 8:2에서 7:3으로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6:4까지 조정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 공공기관 지방 이전문제를 끄집어내었다. 지방재정 확대와 공공기관 지방 유치는 지역의 입장에서 매력적이라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금 우리는 보수의 대부분을 적폐로 보는 세상에 살고 있다. 채 2년도 안된 사이, 급격한 국가 사회변화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아이덴티티의 혼란 속에 놓여 있다. 변화의 물결에 몸을 내 맡기고 있다. 집권층의 큰 힘에 밀려 의기소침에 빠져있다. 지금 정치인들의 행태와 생태를 보면 중앙이나 지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은 국민의 대표, 주민의 심부름꾼으로 자처하지만 세금으로 먹고 사는 한낱 봉급자일 뿐이다. 선거 직이 투표권자의 상징적 존재라고 볼 때 대구·경북의 정치적 판도는 크게 달라졌다. 민주당이 발을 붙이지 못했을 때 처음 구의원이 된 인물이 6.13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의원으로 바로 당선되는 것을 보면서 변화를 실감 했다.

지방정치인이 중앙정치인의 나쁜 양태를 답습하고 있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 한 예로 지방의회의장·상임위원장을 서로 하겠다고 싸움질 하는 것이나 업무추진비를 ‘밥 먹는데’ 거의 지출하고 있는 것을 보면 흡사 국회의원들이 하는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그들만 탓할 것이 못된다. 우리가 뽑았기 때문이다. 지금 나라 걱정하는 말들이 무성하다. 민선은 임명직과 다르다. 임기가 보장되는 반면 책임성도 따른다. 부탁하건데 중앙이건 지방이건 정치인은 있을 자리에 있어주기 바란다. 개인플레이 하지 말고 단합하여 지역 살리기에 최선을 다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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