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국적 넘어‘ 배움의 날개’ 활짝 폈다
나이·국적 넘어‘ 배움의 날개’ 활짝 폈다
  • 한지연
  • 승인 2018.09.1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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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내일학교 졸업·입학식
중학과정 74세 이진우 씨
휠체어 타고 1년간 개근
네팔 출신 학생도 졸업장
대구내일학교졸업식
성인 초·중학 학력인정 문해교육프로그램인 대구내일학교의 졸업식이 졸업생 212명이 참석한 운데 13일 대구 수성구 대구시교육청 행복관에서 열렸다. 졸업생 대표 학생들이 졸업장 수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대구내일학교 늦깎이 학생들이 가진 배움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10대 때 학교를 다니지 못하다가 처음 책가방을 메어 본 70대 어르신과 한국에서의 정착을 꿈꾸며 네팔에서부터 날아온 30대 등 배우고자하는 의지는 연령을 불문했다.

13일 대구시교육청 행복관에서 대구내일학교 늦깎이 학생들의 초등·중학과정 졸업식과 입학식이 열렸다. 대구내일학교는 운영된지 올해로 8년째를 맞이한 성인 초·중학 학력인정 문해교육프로그램이다.

초등과정 졸업생이자 중학과정 입학생으로 참석한 이진우(74·동구 신서동)씨는 몸이 좋지 않아 전동 휠체어를 타고 왔지만 1년여 간 단 한 번도 결석하지 않고 개근상을 받았다. 칠십 넷에 가방도 메보고 알파벳도 쓸 줄 알게 돼 젊어진 기분이라던 이씨는 상장과 졸업장을 받아들고는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는 “졸업식을 치르고 나니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 교사 분들이 열심히 가르쳐주셔서 잘 배울 수 있었다“면서 “매일 가방을 메고 학교 가는 것만큼 설레는 일은 없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국어가 네팔어인 졸업생도 있었다. 한국에서 정착해 살고 있는 타파마갈타라(여·33·달성군 옥포면)씨에게는 대구내일학교 졸업생이 되기 위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타파마갈타라씨는 지금의 남편 이원득씨와 네팔에서 처음 만났다. 그는 이씨와 가정을 꾸리기 위해 한국을 찾았지만 네팔에서 받은 학력을 인정받지 못해 증빙서류를 가지러 고국을 찾았다. 하지만 다시 찾은 네팔에서 대지진을 만났고 학력 인정 또한 받지 못하는 고충을 겪었다.

어렵게 한국으로 돌아온 타파마갈타라씨는 주변의 도움으로 대구내일학교를 알게 됐다. 그는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하느라 힘든 점도 많았지만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며 “말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는데 앞으로 당당한 한국인이 되기 위해 더 공부하겠다”고 전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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