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살기좋은 도시 비엔나
가장 살기좋은 도시 비엔나
  • 승인 2018.09.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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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대 (한동대 교수/한국감정원 상임감사)




금년도 가장살기 좋은 도시로 비엔나가 1위를 차지하였다. 그동안 멜버른, 오사카, 캘거리, 시드니, 벤쿠버, 토론토, 동경, 코펜하겐, 아들레이드 등이 상위 도시를 기록했다. 이는 E.I.U 가 매년 140 개 세계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그 도시의 안전성, 보건복지, 문화 및 환경, 교육, 인프라 5가지 대항목을 중심으로 세부 30개 항목을 정성적,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유사한 삶의 질 지표로 도시를 평가하고 있기는 하나 아직 세계 수준의도시 환경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개별 도시가 지표대로 움직여져서도 안되겠지만 지표가 높다고 모든 도시가 삶의 질이 아주 훌륭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보편적으로 현대 도시가 도시민에게 제공하는 삶의 편익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해석이나 흐름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위의 도시들은 인구규모나 경제 규모도 서로 달라 동일한 규모의 비교 대상은 아니다. 적정 도시규모는 도시학자들 사이에서 인구 50만 규모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도시의 편익이 규모 경제를 어느 정도 유지하며 안전성과 어메니티가 있는 도시를 대개 적정 규모로 본다. 여기에 교육과 문화생활 등의 평가를 통해 우수한 도시를 앞선 순위로 발표하였다.

일전에 유엔 원자력기구 사무국이 있는 비엔나를 방문할 기회가 있어 이 도시를 유심히 관찰 할 기회가 있었다. 비엔나의 도시인구는 180만 정도로 과밀하다거나 도시 교통이 복잡하다거나 하는 것은 느낄 수 없었다. 반면에 연간 방문객은 2천만 명이 넘는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비엔나는 약 600년 이상 합스부르크의 왕가였다. 중세를 넘어 바로크 문명의 향유를 광대히 받아들이기도 하였다. 이 도시가 배출한 수많은 음악가, 미술가, 건축가 들이 남긴 유산들이 도시 곳곳에 투영되어있다. 모차르트, 하이든, 리스트, 말러, 요한 스트라우스 등과 키스, 유디트 등의 그림으로 유명한 크림트와 일찍 요절한 천재 화가 에곤쉴레 등 세계적 미술가 들의 활약과 빈 제체션(Secession) 운동의 핵심이었던 건축가 오토 바그너, 요셉 마리아 올브리히 등이 도시계획과 건축에 큰 역할을 하였다. 나폴레옹이 무너뜨린 성곽 자리에 건설된 링 도로(Ring Strase) 안쪽에는 고도규제를 강력히 시행하여 구 도심의 역사문화 자원을 잘 보존하고 있다. 벨베데레 궁전, 쇤부른 궁전, 왕궁, 오페라하우스, 슈테판 성당, 시청 등 바로크와 고딕 양식의 건축물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메달리온, 빈 우체국, 칼 프랏츠 역사 및 도시철도 시스템을 설계한 오토 바그너의 건물 등이 아직도 도시 곳곳에 남아있다. 현대에도 훈데르트 바서의 공동주택이 우수한 예술적 작품으로 남아있으며, 쿤스트 하우스 등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화적 전통과 예술의 우수성이 도시의 품질을 높이는데 기여한 바가 크다.

반면에 도시 전체의 녹지 비율이 구시가지는 30%를 상회하고 도시 주변에는 대규모 삼림이 분포하며, 여기에 알프스의 산맥이 연결되어 청정자연을 누리며 살고 있다. 푸른 도나우 강이 도시의 중심부를 흐르며 도시 낭만이 풍부한 배경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교육부문에서는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 시대에 이미 세계 최초로 의무교육이 도입되어 시행되었으며, 현재도 대학 등록금이 저렴한 곳이기도 하다. 도시 인프라는 오토 바그너가 1892년에 도시종합계획을 수립하여 도시 철도 시스템을 완비하였고, 대중교통은 대부분 지하철과 트램으로, 국토전역에 걸쳐 레일제트와 시티제트로 장단 구간 잘 연계 되어있다. 도나우 강의 수질과 수량 보존을 위해 강변 양안에 21km 에 이르는 차수벽을 설치하여 유수지 역할과 홍수 방지를 위한 시설 들이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문화적 도시배경은 최근 우리가 눈여겨 보았던 모방송국의 꽃할배와 영화 미션임파서블, 비포 선라이즈 등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였다. 사람들의 머리 속에 가보고 싶은 도시로 각인되었으며, 한 달 쯤 살고 싶은 도시에 상위도시로 랭크 된 곳이기도 하다.

도시는 인간에게 무엇인가? 우리의 삶을 담는 그릇이기도 하거니와 우리 모두가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도시안에 있었던 수많은 선조들의 발자취와 기억들, 유산들 이러한 것을 지켜나가는 지혜도 필요하고,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복잡한 유기체가 아닌가 싶다. 살기 좋은 도시는 우리 모두의 공동작품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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