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은 나로부터의 실천
안전은 나로부터의 실천
  • 승인 2018.09.1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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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공단대구지역본부김종일부장
김종일 안전보건공단 대구지역본부 산업안전부장
1949년 미국의 항공 엔지니어 에드워드 A. 머피는 항공기 추락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개발하고 있던 미 공군의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급속한 감속이 일어났을 때의 관성력을 인간이 얼마나 견뎌낼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것이었다. 이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는 고속 로켓 썰매에 탄 사람의 몸에 여러 개의 센서를 부착해야 했다. 머피는 이 일을 조수에게 맡겼다. 센서를 거꾸로 부착할 가능성이 있기는 했지만, 조수가 설마 그런 실수를 하랴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런 일이 벌어졌다. 조수가 모든 센서를 거꾸로 부착하는 바람에 테스트가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머피는 화가 나서 조수를 향해 말했다. “저 자식은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싶은 일을 하면 꼭 실수를 한다니까.” 머피의 이 말은 그의 동료들 사이로 퍼져 나가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일은 반드시 잘못된다’는 이른바 머피의 법칙으로 발전했다.

우리들 주변의 산업현장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일어난다. 흔히 “조심해서 기계를 다루었다면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걸”, “주변을 좀 더 확인했더라면 높은 곳에서 떨어져 다치지는 않았을 텐데” 라며 사고의 원인을 부주의나 운으로 돌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

그렇다면 주의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것일까?

주의력이란 항상 일정한 수준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장소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생활이나 행동에 필요한 것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특성이 있어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이 실수나 오류를 일으키며 살아가는 것이 이러한 이유라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사고원인을 모두 사람의 부주의나 실수와 같은 의식과 태도 문제 또는 운으로만 돌리는 현상에 대한 의문을 가져야 한다

산업현장이나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각종 기계·기구 등은 자신이 사람에게 위험함을 알려줄 만큼 똑똑하지 않다.

자동차의 자동변속기가 변속기어 D(주행) 또는 R(후진)의 위치에 놓으면 시동이 걸리질 않는다. 차종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주행속도가 30~40km를 넘어가면 차량의 도어 시건장치가 자동으로 작동되어 잠긴다. 이런 것을 풀 프루프(Pool Proof) 안전설계라고 한다. 아파트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의 탑승구를 잡고 있는 로프가 마모되어 승강기 운행 중이 끊어지면 어떻게 될까? 엘리베이터 탑승구는 평소 오르내리는 속도보다 이상적으로 빨라질 경우 자동으로 이것을 잡아주는 안전장치가 작동돼 타고 있던 사람에게 약간의 충격은 있을 수 있어도 수십 미터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는 막을 수 있다. 이것이 페일 세이프(Fail Safe) 안전설계이다.

안전 확보의 수단으로 풀 프루프는 인간의 불안전성에 주목한 조치이고, 페일 세이프는 기계장치의 결함 가능성에 주목한 조치이다.

그렇다면 산업현장에서 이러한 안전만 확보하면 과연 안전할까? 불행히도 그러하지 않은게 현실이다. 그 상위 실천에 대한 과제가 존재해야만 궁국적인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어느 회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언제 리더에 대한 신뢰가 생기느냐?’라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직원의 70%가 리더가 솔선수범할 때 신뢰가 생긴다고 대답했다. 일터의 근로자들이 안전수칙이나 절차를 반드시 지키며 안전하게 일하도록 하는 것은 사업주의 의지, 즉 경영방침과 솔선수범하는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사업주는 안전을 가장 중시한다며 안전제일을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런데 품질이나 납기 등의 문제로 작업의 효율성에 치중해야 한다며 안전은 적당하게 도외시하는 경우도 많다.

기업은 철저하게 사업주의 생각에 따라 움직이고 사업주의 의지가 곧 안전정책이자 리더십이다. 기업 내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사업주의 의지만 명확하면 관리자와 근로자는 일사천리로 움직인다.

이처럼 산업현장의 안전은 설비적인 안전조치와 실천하고자 하는 근로자의 노력 그리고 경영자의 의지와 시스템이 뒷받침될 때 보다 안전한 사회가 이루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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