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업무 추진비 투명하게 공개해야
청와대 업무 추진비 투명하게 공개해야
  • 승인 2018.09.30 20: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와대 업무 추진비 내역을 공개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및 청와대와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이쪽에서 공격하면 저쪽에서 받아치고 저쪽에서 받아치면 다시 이쪽에서 역공한다. 민주당은 심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고 기획재정부는 예산정보 불법유출 혐의로 고발했다. 청와대도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의원 50여 명은 무자비한 야당 탄압이라며 검찰청과 대법원을 항의 방문했었다.

심재철 의원은 지난달 27일 청와대가 심야와 휴일에 업무 추진비 2억4천만원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심 의원에 의하면 청와대는 ‘비어’ ‘주막’ ‘이자카야’ ‘바’ 등의 상호가 있는 술집 등에서 업무 추진비 3천100여만원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1인당 10만원 이상의 고가음식이 나오는 고급 이탈리아·프랑스 등의 음식점이다. 이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는 24시간 365일 근무하는 조직”이라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다음 날 2차 폭로에 나서 청와대 비서진이 약 2억5천만원을 청와대 내부 회의 참석 수당으로 부당하게 지급받았다고 주장했다. 기재부 예산집행 지침에 따르면 공무원이 자신이 소속된 중앙관서 사무와 업무에 대해서는 회의비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심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청와대 비서관·행정관들이 수령한 돈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정식 임용 전에 받은 정책 자문료”라고 반박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시시비비는 확실히 가려야 한다는 것이 다수 여론이다. 청와대는 심 의원이 예산정보를 불법 유출했다고 주장하고 심 의원은 기재부에서 시스템 접속 권한을 부여받아 합법적으로 입수한 정보라고 반박하고 있다. 기재부가 심 의원을 고발해놓았다. 그런 만큼 심 의원이 폭로한 정보가 불법 유출됐는지 아닌지는 법원이 가려줄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청와대가 과연 업무 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했는가의 여부이다. 정부는 지난해 KBS의 강규형 이사를 업무 추진비로 2천500원 짜리 김밥과 맥도날드 빵을 50회 사먹었다 해서 해임시켰다. 심야 술집에서 추진비를 사용한 것과 비교하면 아주 경미한 과오지만 적패로 규정했다. 청와대가 24시간 근무하는 곳이라는 해명도 궁색한 말장난으로 들린다. 청와대가 투명하게 업무 추진비를 사용했다면 내역 정보가 유출된 것이 뭐가 두렵겠나.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