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위원장 친서는 ‘모종의 흥정 친서’?

北, 美 기조 반대 입장 불구
트럼프, 대북관계 자화자찬
일부 ‘상호 이익’ 추진 의구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이번 유엔 총회 연설에서 최소한 ‘핵리스트’도 제시하지 않은 북한을 향해 미국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평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비핵화 조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제안이 담겼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두 나라간 모종의 흥정에 이목이 쏠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롯데팰리스호텔에서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때 기자들 앞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특별한 편지를 어제 받았다”면서 양복 안주머니에서 친서를 꺼내 보여주며 자랑하기도 했다. 특히 두 통 중 한 통의 편지를 가리켜 “획기적(ground-breaking)이고, 이제껏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편지였다”면서 “김 위원장이 정말로 이걸(비핵화를) 끝내길 원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이 2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내놓은 메시지에선 향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일방적으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취지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완화’ 기조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는 등 비호의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대북 관계 자찬은 상반된 분위기로 읽혀진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친서를 둘러싸고 미국과 북한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모종의 흥정을 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도 30일 북한 외무상의 유엔 총회 연설에서 비핵화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을 지적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비핵화가 선조치가 되어야 함을 수용하며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추구해야지 ‘비핵화 과정’으로 너무 많은 것을 추구한다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변인은 “북한은 현재 핵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내놓지 않았다”며 “최소한 ‘핵리스트’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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