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천사를 소개합니다> 범물1동 변태술씨
<우리동네 천사를 소개합니다> 범물1동 변태술씨
  • 최태욱
  • 승인 2010.02.0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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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웃는 것 볼때 행복"
봉사할땐 힘든 것도 몰라...20년간 후회한적 없어
대구 수성구 범물1동의 이름 없는 천사 변태술 새마을부녀회 고문. 그는 자신을 '봉사에 중독돼 행복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한 번 봉사의 참 맛을 알게 되면 그 매력에 중독되는 것 같아요. 봉사를 할 때는 피곤한 것도 힘든 것도 잊게 됩니다.”

항상 나보다 낮은 곳을 바라보면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돕는 ‘봉사의 매력’에 중독됐다는 대구 수성구 범물1동 새마을부녀회 변태술(여·60) 고문.

한 달에 보름 이상을 봉사활동으로 보내는 그는 범물동의 이름 없는 천사다. 1969년 결혼을 하면서 줄곧 범물동에서 살고 있는 변씨는 1988년 우연한 기회에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부녀회장의 부탁으로 동네에서 열리는 행사에 몇 번 참가한 것이 제 봉사 인생의 첫 단추였습니다. 그러던 제가 어느덧 봉사를 하지 않으면 허전함을 느낄 정도로 발전한거죠.”

포도 농사를 짓던 그는 이웃의 손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동네를 위한 크고 작은 일에 손을 보탰다.

그렇게 시작하면서 차츰 봉사 욕심이 생긴 변씨는 지금 결식아동과 홀몸노인 등 동네의 어려운 이웃을 돕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로 봉사에 미쳐 있다.

봉사를 한다고 아들 셋을 둔 주부가 집안일에 소홀할 수도 없는 노릇. 봉사가 끝나고 피곤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와서는 밀린 집안일을 하거나 반찬을 만든다고 늦은 시간까지 잠자리에 들지 못한 적도 많았다.

“처음에는 남편이 ‘정신 나갔다’고 말리면서 면박을 줄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포기했는지 그냥 지켜보고 있어요.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죠.”

배씨는 전문적인 봉사를 하고 싶어 간병인·호스피스·요양 보호사 등 봉사에 필요한 교육 과정이 생길 때마다 모두 1기로 수료했다.

무엇이 변씨가 봉사에 미치도록 만들었을까. 변씨는 ‘그냥 봉사가 너무 좋다’고 했다.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하고 작은 도움에도 ‘고맙다’며 진심으로 인사를 건네는 이웃의 웃는 얼굴을 볼 때도 오히려 제가 행복해지는 것을 느껴요.”

“몸이 아프다가도 봉사만 나서면 씻은 듯 낫는다”며 웃는 변씨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복이 자신의 봉사로 비롯됐다고 얘기한다.

“몸이 건강해 나보다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도 큰 행복이죠. 주변 사람들은 저를 보고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게 지내고 자식들이 잘 성장한 것이 제가 열심히 봉사한 대가’라고 치켜세우지만 단지 제가 좋아서 할 뿐 입니다.”

‘20년이 넘도록 봉사하며 단 한 순간도 후회 해 본 적은 없다’는 변씨.

그는 “봉사에도 책임감이 따라야 된다”고 말한다.

“다른 일이 생기거나 몸이 좋지 않다고 약속된 봉사에 빠지면 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실망하겠어요. 저에게 봉사는 종교와 같아요.”

허허벌판이던 범물동으로 시집와 포도 농사를 짓고 도시화 바람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 본 변씨.

아직 동네를 떠나지 않고 텃밭을 가꾸며, 이웃을 돕는 일에 누구보다 후한 인심을 가진 그가 범물
동의 천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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