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 잇는 현대음악 가치 조명
과거와 미래 잇는 현대음악 가치 조명
  • 황인옥
  • 승인 2018.10.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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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앙상블 창단 20주년 음악회
11일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서
창단 주축 멤버 김유리 단장 등
깊은 우정 바탕 음악 가치관 공감
현대음악 시조 쉔베르크 곡부터
국내외 차세대 작품까지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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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앙상블 단원들.

‘현대음악을 연주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가장 큰 매력은 초연의 기회를 가지고, 현존하는 작곡가와 충분한 소통 후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 20년전 모던앙상블을 창단할 당시도 그랬다. 현대음악을 소개하고, 창작음악을 가치 있게 초연하는데 앙상블 창단의 목적을 두었다. 모던앙상블은 현재 17명의 단원을 두고 있다.

 

창단 추축 멤버였던 모던앙상블 김유리 단장과 창단멤버이자 대표 소프라노를 맡고 있는 양원윤이 모던앙상블 창단 20주년을 맞으며 스스로에게 자문했다. “초심을 잃지 않았는지?” 김 단장은 이에 대해 “20년전만 해도 현대음악을 소개하는 단체로는 유일했는데 지금은 창작음악 전문 연주단체가 많이 생겼다. 그러나 창작음악 연주실력으로 모던앙상블이 국내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달려온 결과”라고 자평했다.

양원윤도 “현대음악은 고독한 작업이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낯설어하던 관객들이 현대음악에 대한 이해도를 조금씩 높여가는 모습을 볼 때 잘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같은 맥락을 펼쳤다.

모던앙상블 창단 20주년 음악회가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11일 오후7시30분에 열린다. 신성철, A. 졸리베, 김동명, 서영완, R. 데이빗, A 쉔베르크(A. Schoenberg) 등의 창작곡을 소프라노 양원윤, 오보에 박선경, 클라리넷 이경희·김헌일, 플룻 황효정·윤용희, 피아노 이다영, 가야금 엄윤숙, 바이올린 김지혜 등의 모던앙상블 단원과 바순 박승원· 김수연, 피아노 김성연 등의 객원연주자가 연주한다.

이번 연주에 참여하는 양원윤, 김헌일, 김지혜 등의 단원들은 창작음악에 최적화된 연주자들이다. 이들은 앙상블 활동 외에도 개별 연주자로 현대음악 연주회에 초청되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가야금 연주자인 엄윤숙 단원은 전통악기연주자로 드물게 서양의 현대음악 연주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양악기에 전통악기인 가야금이 더해짐으로써 모던앙상블의 창작 범위 또한 훨씬 넓어졌다.

이번 연주회는 젊은 작곡가의 작품들과 현대음악의 시조인 쉔베르크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현대음악의 문을 열었던 시조와 국내외 차세대 현대음악 작곡가의 곡을 통해 현대음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들여다보려는 취지다. “이번 연주회의 방향성으로 ‘과거를 잊지 않고 미래도 여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가야한다’는 것으로 맞췄다. 우리는 좋은 작곡가를 계속해서 발굴하고, 그들의 음악을 소개할 것이다.”(김유리)

처음에는 김 단장 인터뷰만 요청했다. 하지만 작곡가와 연주자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야 모던앙상블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김 단장의 의견이 있어 소프라노 양원윤을 함께 만났다. 김유리는 대구가톨릭대학교와 동대학원 작곡과를 졸업하고 도독해 뤼베크 국립음악대학에서 작곡과를 졸업했다. 양원윤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음악대학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짜르테움 국립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립음대 오페라과, 독일가곡 및 오라토리오과 최고연주주 과정을 졸업했다.

이야기가 무르익을수록 두 음악가의 현대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진한 동료애가 가슴으로 전해져왔다. 김유리와 양원윤은 모던앙상블에서 20년간 합을 맞춰왔다.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고자 모던앙상블을 창단하고, 앙상블의 역사를 함께 쌓아온 둘 사이의 진한 우정은 그런 점에서 당연했다. 그들의 시작이 궁금해 이번에는 양원윤에게 물었다.

“모던앙상블을 창단할 즈음에 김 단장과 저 그리고 피아니스트 최숙영이 비슷한 시기에 유학을 끝내고 돌아왔다. 유학하면서 현대음악의 매력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던 음악가들이었다. 처음에는 현대음악을 공부하는 것으로 시작했다가 앙상블 창단으로까지 이어졌다.”

현대음악 연주팀으로 20년을 꾸려오기는 쉽지 않다. 모던앙상블 역시 멤버 교체를 겪기도 했지만 높은 사명감으로 팀을 지켜온 핵심 멤버들의 노력이 있어 유의미한 역사를 쌓아올 수 있었다. 모던앙상블은 그동안 해마다 중국, 독일, 영국, 폴란드 등 해외에서 곡을 위촉해 왔다. 지난 4월에는 크라쿠프 국제현대음악제에 초청되어 성공리에 공연을 마쳤다.

현대음악은 어렵다는 선입견이 팽배하다. 모던앙상블은 그 거리를 좁히는데 20년을 노력해왔다. 마지막으로 김 단장이 모던앙상블 존재이유를 관객의 측면에서도 짚어주었다.

“연주자가 곡을 충분히 소화하고 표현했을 때 관객들의 이해도가 훨씬 높아지는 것을 경험한다. 현대음악이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전문연주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모던앙상블은 현대인의 정서를 담아낸 현대음악을 발전시기는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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