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빙하·고즈넉한 마을…자연이 허락한 청정 휴식처
눈부신 빙하·고즈넉한 마을…자연이 허락한 청정 휴식처
  • 박윤수
  • 승인 2018.10.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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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요셉 빙하 트레킹
빙하에 의해 침식된 빙식계곡
회색빛 물·이끼 숲·큰 바위…
비경 속 2시간 걸으면 코스 끝
빙하 위를 걸어보고 싶다면
전문 가이드와 동행은 필수

박윤수의 길따라 세계로-뉴질랜드 남섬 여행과 밀포드 트레킹<3> 프란츠 요셉-와나카

 

프란츠 요셉 빙하는 12km 길이의 빙하로 뉴질랜드 남섬 서해안의 웨스트랜드 국립공원 안에 위치하고 있다. 남쪽으로 20km 길이로 뻗어있는 폭스 빙하와 같이 남알프스 산맥에서 해발 300m 미만에 위치한 특이한 빙하 중의 하나이다. 옆으로 푸른 우림과 맞닿아 있다. 빙하를 따라 서해안으로 흐르는 강은 와이호 강이라고 알려져 있다. 프란츠요셉이라는 이름은 오스트리아 출신 탐험가 줄리어스 폰 하스트가 1865년 자기 나라 황제인 프란츠 요제프 1세의 이름을 따 지었다고 한다.

프란츠요셉빙하가는길2
프란츠 요셉 빙하로 가는 길.

뉴질랜드 3일차, 빙하트레킹을 앞두고 일찍 잠을 청했던 터라 오전 8시에 조식을 마치고 차에 짐을 싣고 체크아웃을 했다. 선선한 아침 공기와 간간이 떨어지는 부슬비, 낮게 드리워진 구름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도 나쁘지 않다. 오늘은 헬리콥터 투어, 프란츠요셉 빙하트레킹을 하고 퀸즈타운 인근 와나카(Wanaca)로 갈 예정이다. 헬기 투어를 하기 위해 숙소 인근 여행사를 찾아가니 기상 악화로 운행 취소라고 한다. 20Km쯤 가다 보면 폭스 빙하가 있으니 그곳에 가서 하라고 안내한다.

헬기 투어를 다음 기회로 미루고 빙하 트레킹을 하기 위해 차를 몰고 트레킹 출발지로 10여분 이동했다. 주차장은 무료다. 약 두 시간에 걸쳐 본격적인 프란츠요셉 빙하까지의 트레킹을 시작한다. 울창한 이끼 숲을 지나니 빙하에 의해 침식된 빙식계곡이 나타난다. 계곡을 따라 빙하를 향해 걸어간다. 계곡 바닥을 휘감아 내려가는 빙하수들은 회색빛을 띠고 있고 가파르게 깎아지른 절벽에는 폭포가 생겨 장관을 이룬다. 빙하의 압력 때문에 부서진 바위나 자갈들이 삐죽삐죽 날카로운 모양을 하고 흩어져 있다. 빙하의 끝단이 보이는 곳에는 관리공단 직원의 등신대 사진 안내판이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음을 알려준다. 저 멀리 하얀 빙하가 보인다. 빙하 위를 걷는 트레킹은 여행사를 통해 전문 가이드가 동행할 때만 가능하다고 한다.
 

프란츠요셉빙하의끝
프란츠 요셉 빙하의 끝.

주차장으로 발길을 돌리며 아름다운 빙하 계곡의 이곳저곳 사진을 찍어 본다. 옷이 살짝 젖을 정도의 가랑비 속에서 프란츠요셉 빙하까지 1시간 40여 분 동안 쾌적한 산책을 했다.

빙하 트레킹을 마치고 와나카를 향해 출발하는데 비는 이제 곧 그칠 것 같았다. 차로 30여 분을 달려 폭스 빙하에 도착하니 그곳은 아직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헬기 투어 신청을 하러 가 보았으나 운항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헬기 투어는 마운트 쿡에서 하기로 하고 와나카로 향했다.

와나카로 가는 길에 날이 갰다. 물빛 좋은 파링가 호수(Lake Paringa) 야영장의 피크닉 테이블에서 점심을 하기로 했다. 버너와 코펠로 라면을 끓여 점심을 준비하는데 아주 작은 모래알 같은 벌레가 윙윙거리며 달려든다. 이곳 뉴질랜드에서 유명한 샌드플라이인 듯하다. 여행책에서 사진으로 본 샌드플라이는 제법 크다고 느꼈는데, 우리나라 날파리보다 더 작은 초파리 정도의 크기이다. 방심하는 사이에 팔을 물렸는데 얼마 안 있어 간지럽기 시작하더니 물린 곳이 빨갛게 부풀어 오른다. 깜박 잊고 기피제를 사지 않아 물리고 난 후에 약국에 들러 기피제를 샀다. 한국에서 가지고 간 벌레 기피제는 전혀 듣지 않았다.

식사 후 쾌청한 날씨에 태즈먼해를 끼고 드라이브를 즐겼다. 한적한 해안 쉽 크릭(Ship Creek)에 차를 세우고 해변을 산책하며 여유롭게 자연을 즐긴다. 모래 위를 걷고, 나무 등걸에 앉아 햇빛이 잔잔한 파도에 부서지며 반짝이는 잔물결인 윤슬을 바라보며, 파도가 밀려오며 내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와나카시
시골 분위기가 남아있는 와나카는 소음을 피해 느긋한 휴가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관광지다.

느긋한 휴가지 ‘와나카’
여름엔 물놀이·겨울엔 스키
인근 퀸즈타운 관광 질린다면
시골 분위기 풍기는 와나카로
아이언 산 올라 마을 둘러보고
테마파크 ‘퍼즐링 월드’도 좋아

퀸스타운 북쪽에 있는 와나카는 남알프스에 둘러싸인 와나카 호수의 남단에 있다. 차로 10여분 거리에 하웨아 호수도 있다. 여름에는 하이킹, 등산, 낚시, 호수에서 물놀이 등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겨울에는 트레블 콘, 카드로나, 스노 파크, 스노 팜으로 대표되는 대형 스키장도 가까워 스키, 스노보드를 즐기는 여행객들로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와나카 호반과 둘러싼 산들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퀸스타운이 거대한 관광 도시로 변모했지만, 이곳은 지금까지 뉴질랜드의 시골 마을의 분위기가 남아있다. 그래서 퀸스타운의 소음을 피해 느긋한 휴가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이라고 한다.

와나카는 뉴질랜드에는 드문 테마파크인 퍼즐링 월드와 인기 있는 영화관 시네마 파라디소가 있다. 파즈링 월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3D 미로와 동화의 관, 기울어진 탑 등이 있다. 시네마 파라디소는 전형적인 옛날 영화관으로 영화관 내의 좌석이 소파나 자동차 좌석이다. 오타고 중앙 지역의 기후와 빙하에 의해 깎인 척박한 토양은 포도 재배에 적합하며, 많은 와인 양조장이 있다. 마을에서 걸어서 편도로 약 4시간 걸리는 로이드 피크에서 와나카 거리와 호수, 어스파이어링 산까지 파노라마를 바라볼 수 있다

 

와나카 '파노라마코티지'
와나카 '파노라마코티지'

 

와나카 파노라마 코티지(Panorama Cottage)는 와나카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하고 있었다. 인터넷 호텔 숙소사이트를 통해 여행의 모든 숙소를 예약했는데, 우선 조건은 도심에서 가깝고 전망이 좋은 곳으로 하였다. 오후 5시 50분경 도착한 숙소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약 40평 정도 되는 코티지로 숙소 하나에 방 2개, 넓은 거실과 주방이 겸비되어 있었다. 체크인을 하며 관리인에게 인근 트레킹 할 만한 곳을 추천받았다. 짐을 풀어놓고 차를 몰고 와나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마운트 아이언(Mt Iron)으로 향했다. 해발 546m의 얕은 구릉 같은 산을 한 시간쯤 오르자 호수 너머로 낙조가 시작된다.

산 정상에 서면 나지막한 평야와 함께 와나카호수, 그리고 어스파이어링 국립공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판으로 안내하는 지명을 따라가면 멀리 아스라이 마운트 쿡(Mt Cook)도 보이는 듯하다. 마운트 아이언을 내려와 식사를 마치고 밀포드 트레킹 때 가져갈 개인 부식을 정리해 개인별로 분배하고 다시 짐을 쌌다.

뉴질랜드 나흘째 아침. 와나카 호수로 산책을 나갔다. 이른 아침에 조깅하는 이, 산책을 하는 이들도 간간히 보인다. 조용한 관광지의 철 지난 모습이랄까. 한가롭게 한 시간여 호수를 거닐어 본다. 수령이 백 년은 될 듯한 아름드리나무가 호숫가를 감싸고 있다. 각종 래프팅기구, 보트 등 물놀이기구가 그득한 상가들, 먹이를 구하러 날아다니는 갈매기의 모습과 함께 아침 하늘은 밝아오고 있었다.
 

퍼즐링 월드의 '기울어진 탑'
퍼즐링 월드의 '기울어진 탑'

 

숙소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한 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마운트 쿡으로 출발했다. 여행 책자에서 본 와나카의 명소 퍼즐링 월드를 잠깐 거쳐 가기로 했다. 와나카의 퍼즐링 월드는 60도로 기울어진 리닝 타워(Leaning Tower)와 홀로그램, 2층짜리 대형 미로, 착시 현상을 이용한 물건, 휴게실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장남감 등을 갖추어 놓은 곳이다. 예상보다 비싼 입장료에 정원의 기울어진 탑에서 기념사진만 찍고 마운트쿡으로 향했다.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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