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영화 돌려보고 대구를 榮華롭게”
“옛 영화 돌려보고 대구를 榮華롭게”
  • 배수경
  • 승인 2018.10.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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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모임 이끌며 상영·토론회
담론 모아 ‘영화로운대구’ 출간
단편·다큐멘터리 상영 계획도
시네마뒤옴스
고전영화 감상모임 ‘시네마 뒤 옴스’의 첫날, 카페 안을 가득 메운 관객들

 

고전영화 감상모임 '시네마 뒤 옴스' 주도 영화평론가 백정우 씨 

당신에게 영화는 어떤 의미인가?

기자에게 영화는 단순히 ‘본다’는 것을 넘어 삶에 쉼표를 찍는 시간이다.

지난 16일 저녁 7시가 넘어서는 시간, 앞산 자락 골목길, 간판도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카페 옴스(대표 전화진)가 북적이기 시작했다. 퇴근길의 정체를 뚫고 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특별한 공간에서 특별한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상기되어 있는 스무명 남짓한 사람들이 작은 카페를 빼곡하게 채웠다. 지나가던 동네주민까지 가세한 뒤 드디어 ‘시네마 뒤 옴스’의 첫 번째 영화 ‘모퉁이 가게’가 시작됐다. (관련기사 참고)
 

백정우 영화평론가
백정우 영화평론가

이날 행사를 주관한 사람은 영화평론가 백정우(56·사진)씨. 그는 ‘시네마 뒤 옴스’에 앞서 대구에서 ‘수요키노클럽’을 이끌었다.

서울에서 자리잡고 있던 그는 3년전 대구에 내려와 제일 먼저 영화불모지로 불리는 대구에 비평적 토양을 일구기 위해 ‘고전영화’를 상영하고 해설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대구의 고전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말마다 서울, 부산의 시네마테크를 찾아 떠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시작한 작은 시도가 어느새 60회를 넘어서고 있다.

공평네거리의 작은 클럽에서 시작된 ‘수요키노클럽’은 방천시장의 뮤직바를 거쳐 지금은 서성로의 게스트하우스로 자리를 옮겨 계속되고 있다. 처음엔 한두 명이 올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입소문이 나서 꾸준히 찾는 마니아층도 생겼다. 한 명이 오든, 두 명이 오든 지원금이나 후원금 없이 꾸려나가고 있는 순수 시네필의 모임이다. 앞산에 ‘시네마 뒤 옴스’가 시작되면서 ‘수요키노클럽’은 새로운 모더레이터 최상철 씨가 이어받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대구가 영화가 약하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감독 박남옥씨가 대구사람이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배창호, 봉준호, 이창동 감독도 대구출신이다. 그리고 까다롭기로 이름난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5년만의 대상수상자가 바로 대구출신의 김현정 감독이다.”

이미 좋은 영화인을 많이 배출한 도시임에도 유망한 젊은 감독들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는 그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런 작은 모임들이 하나둘 씩 늘어나는 것도 대구의 영화발전을 위해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 그가 영화에 대한 담론들을 모아 펴내는 월간 ‘영화로운대구’도 얼마전 19호를 냈다.

그는 “이곳에서는 아마 어디서도 보기 힘든 영화, 지금 우리가 만나는 헐리웃 영화의 뿌리가 될만한 영화를 보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어렵다고 생각해서 잘 안보는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중 단편들도 선보일 예정이다”라며 시네마 뒤 옴스의 시작을 알렸다.

이달에는 모든 로맨틱코미디 영화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모퉁이 가게’로 시작해서 ‘검찰 측 증인’‘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등 유럽식 코미디를, 11월에는 ‘붉은 수수밭’, ‘중경삼림’ 등 홍콩, 대만, 중국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일주일 어느 하루, 문화와 예술에 취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주저없이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그는 “문화는 공간 크기가 아닌 콘텐츠와 사람이 좌우한다”라고 이야기한다.

복합문화공간 옴스에서는 매주 화요일 영화상영회 외에 앞으로 영화예술비평클래스, 북콘서트, 그림으로 보는 인문학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문의 010-8408-0800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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