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화면 속 아날로그 감성 로맨스
흑백화면 속 아날로그 감성 로맨스
  • 배수경
  • 승인 2018.10.18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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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스 첫 번째 상영작 ‘모퉁이가게’
모퉁이가게
1940년작 로맨틱코미디영화 ‘모퉁이가게’의 한장면.


‘시네마 뒤 옴스’의 첫 번째 상영작은 에른스트 루비치 감독의 흑백영화 ‘모퉁이가게’(The Shop around the Corner). 1940년에 만들어진 영화라 요즘의 영화에 익숙한 시선으로 보면 유치하거나 지루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사라진다.

우리가 그동안 좋아했던 영화의 뿌리를 찾아가는 90분 동안 ‘재치넘치는 대사와 독특한 시각묘사’로 ‘루비치 터치’라 불리는, 감독의 독창적 영화 스타일에 빠져들었다.

속사포처럼 내뱉는 대사를 듣다보면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가 떠오르기도 한다. 무려 78년 전의 영화지만 흑백화면이라는 것만 빼면 낡았다는 느낌도 낯선 느낌도 들지 않는 이 영화는 모든 로맨틱 코미디의 시초로 꼽힌다.

마더첵 상점의 점원으로 일하는 클라릭(제임스 스튜어트)와 노박(마가렛 설리번)은 티격태격 사사건건 부딪치는 사이다. 이런 두사람은 미지의 상대와 편지교환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관객들은 다 알고 있지만 두 사람만 모르는 편지의 상대. 그래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보며 함께 웃음짓고 안타까워하다 보면 어느새 결말에 이른다.

오래된 영화지만 연출, 연기, 미장센이 완벽한 영화로 꼽힌다. 이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바로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 주연의 ‘유브 갓 메일(You’ve got mail)’이다. 1998년에 ‘모퉁이 가게’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손편지가 이메일로 바뀌고 배경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선물가게에서 뉴욕의 서점으로 바뀐다.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는 유치환 시인의 행복을 떠올리며 편지지를 꺼내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깊어가는 가을날, 로맨틱한 감성에 젖어보고 싶을 때 보면 좋을 듯.

배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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