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산줄기 따라 걷고…에메랄드빛 빙하수 한모금
거대한 산줄기 따라 걷고…에메랄드빛 빙하수 한모금
  • 박윤수
  • 승인 2018.10.18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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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 산 품은 700㎢ 규모 공원
현지 최고 높이의 ‘마운트 쿡’
‘구름 뚫은 산’ 뜻하는
‘아오라키’라 불리기도

박윤수의 길따라 세계로, 뉴질랜드 남섬 여행과 밀포드 트레킹<4> 아오라키 마운트 쿡 국립공원

서해안을 벗어나 내륙으로 가는 길은 야트막한 산을 넘나드는 편안한 길이다. 린디스 패스(Lindis Pass)라는 곳의 고갯마루를 지나는데 길가 간이 주차장에 차량 여러 대가 서 있고 사람들이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차에서 내려 언덕을 올라가 보았다. 뷰 포인트(View Point)라고 씌어진 곳에서는 고갯마루에서 내려다보이는 고갯길이 한눈에 들어왔는데, 뉴질랜드의 자연 풍광치고는 밋밋한 편이었다.

고개를 내려와 다시 길을 나선다. 저 멀리 마운트쿡(Mt Cook)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이고 한순간 차량의 오른쪽으로 밀키블루의 푸카키호수가 나타난다. 푸르고 맑은 하늘에 대비되는 은은한 색깔, 빙하 퇴적물과 태양 빛이 만들어 내는 오묘한 물빛은 가던 이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길옆 간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호수로 내려선다. 호수에 투영되는 만년설을 이고 있는 마운트 쿡의 하얀 영봉은 한 폭의 그림, 천상의 세계에 온 듯한 황홀함을 느끼게 한다.

오후 두시경 마운트 쿡 국립공원 내 알파인 롯지 숙소에 도착했다. 아오라키 마운트 쿡 국립공원(Aoraki / Mount Cook National Park )은 1953년 10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1990년에는 인근의 국립공원들과 함께 테 와히포우나무(Te Wahipounamu:뉴질랜드 남섬을 일컫는 마오리어) 국립공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되었다. 마운트 쿡의 아오라키는 마오리어로 ‘구름을 뚫은 산’이라는 뜻이고, 1642년 네덜란드의 항해가 아벌 태즈먼(Abel Tasman)이 발견했다. 1770년 영국 출신의 캡틴 쿡이 험한 산세와 알프스에 버금가는 산맥을 보고 남반구의 알프스라는 뜻으로 서던 알프스라고 명명했다. 1851년에는 캡틴 쿡의 이름을 따 이곳을 마운트 쿡이라 불렀으며, 이후 아오라키와 마운트 쿡이란 이름이 병행해서 불리고 있다.

아오라키 마운트 쿡 국립공원은 약 700km²의 넓이에, 총면적의 40%가 빙하로 덮여 있다. 그 중에서도 마운트 쿡 동쪽에 위치한 태즈먼 빙하는 온대 지방에서 가장 큰 빙하로 유명하다. 뉴질랜드에 있는 스무 개의 3천m 이상의 산 중에 와나카의 어스파이어링산을 제외한 19개 산이 이 공원에 있다. 마운트 쿡과 태즈먼산, 세후톤산, 엘리드보몽산 등이 있다. 이 서던 알프스의 산들은 100만년 미만의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것으로, 조산대의 영향으로 지금도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마운트 쿡은 해발 3천724m의 산으로 뉴질랜드의 최고봉이다. 정식 명칭은 아오라키 마운트 쿡(Aoraki / Mount Cook)이다. 한때는 고도가 3천764m였지만, 1991년 11월 14일 정상이 붕괴돼 10미터 정도 낮아져서 해발 3천754m로 줄어들었다. 그 이후 산 정상 부근의 두꺼운 얼음층이 30미터가량 추가로 붕괴돼 2013년 11월 GPS로 새로 측정결과 고도는 이보다 더 낮아진 3천724m로 나타났다.

후커빙하호수
후커빙하호수.


마운트 쿡은 빙하가 많고, 산은 만년설로 덮여 있으나 군데군데 얼음이 녹아 호수와 강을 이루며, 정상은 빙하가 쌓여 있다. 마운트 쿡 동쪽 사면을 따라 뉴질랜드 최대의 빙하인 태즈먼빙하가 있고, 서쪽 사면에는 해발 2천700m, 폭 500m의 프란츠요셉 빙하와 폭스 빙하 등이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채 환상적인 경관을 이루고 있는 뉴질랜드 최대의 명승지이다.
 
후커밸리2
후커 밸리.


가볍게 즐기는 후커 밸리 트레킹
화이트호스 캠핑장~후커 호수
편도 5㎞ 코스 왕복 3시간 소요
나무 데크·흙길로 산책로 정비


오후 두 시경에 도착한 숙소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차를 몰아 화이트 호스 힐 캠퍼사이트 주차장으로 향했다. 캠핑장에는 많은 캠핑카와 수십 채의 텐트가 보인다. 캠핑장 주차장에 주차한 후 본격적인 후커 밸리 트레킹을 나섰다. 캠핑장에서 출발, 2개의 흔들다리를 거쳐 뮬러 빙하 옆을 지나면 후커 호수가 나온다. 편도 5km 후커 호수까지 왕복 3시간의 후커 밸리 트레킹 코스는 마을 길을 산책하듯이 남녀 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나무 데크와 흙길로 잘 정비돼 있었다.

하산 길에는 산악인들을 위한 메모리얼 탑에 올라 마운트 쿡의 일몰을 봤다. 하산 후 캠핑장 주차장에서 차를 가지고 숙소로 돌아와 인근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해가 저문 저녁에는 따뜻한 옷이 필요할 만큼 바람이 차다.


일출 제격 키아 포인트 트레킹
뮬러 빙하호수에 비치는
마운트 쿡 만날 수 있어


아침 일찍 숙소에서 나와 키아 포인트(Kea Point)의 일출을 보러 가기 위해서 다시 캠핑장 주차장으로 차를 몰았다. 주차장에서 키아 포인트까지의 트레킹 코스는 왕복 약 한 시간이 걸린다. 전날 저녁에 프란츠요셉 빙하와 폭스 빙하에서 하지 못한 헬리투어를 오전 9시30분에 하기로 예약을 해 놓아 마음이 바쁘다. 키아 포인트에서 아오라키 마운트 쿡 국립공원의 황금빛 일출과 뮬러 빙하호수에 비치는 마운트 쿡의 반영을 감상하고 서둘러 숙소로 돌아와 조식을 한 후 마운트 쿡 비행장으로 갔다.

우리 일행이 첫 손님이다. 다행이 날씨가 맑아 삼세번 만에 헬기를 탈 수 있었다. 헬리투어 25분에 280뉴질랜드달러. 숙소에서 예약해 5% 할인도 해준다. 각 관광시설 업체 간의 협업으로 상생의 전략인 셈이다. 현장으로 바로 가서 투어를 하면 할인이 되지 않는다.

 
빙하수
빙하 위 웅덩이에 고인 물이 신비스런 푸른 빛을 띠고 있다.



날씨 맑으면 더 좋은 헬리투어
25분에 280 뉴질랜드 달러
관광시설서 예약하면 할인


헬기를 타고 둘러보는 마운트 쿡 국립공원은 하얀 빙하에 둘러싸여 있다. 10여 분을 날아 태즈먼 빙하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일행 모두 나와 눈부신 태양 아래 하얀 빙하 위를 거닐어 본다. 빙하 사이에 녹아 고여 있는, 눈이 시리도록 맑고 투명한 빙하수는 하늘을 닮아 푸르다 못해 환상적인 색감을 연출한다. 한 손으로 떠서 먹어 본다. 빙하 위에서 저마다의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다시 헬기에 올라탔다. 기장은 기막힌 조종 솜씨로 탑승한 이들의 괴성을 지르도록 만든 뒤에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공항으로 다시 돌아왔다.

마운트 쿡 국립공원은 후커 밸리 트레킹, 키아 포인트 트레킹 그리고 헬기를 타고 빙하를 산책하는 헬리투어 등 뉴질랜드 투어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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