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내음 나는 한적한
시골 한 켠
덩그러니 혼자 앉아있는
우물이 날 반기고
오랜 시간 묻어두었던
추억이라도 꺼내려는 듯
흘러넘치는 물줄기
텅 빈 두레박 내리면
추억으로 가득 담긴
나그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뉘엿뉘엿 내려앉은 석양
아무런 말없이 내 고향
어느 저녁 속으로 들어간다
◇강혜지= 서울産.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학보사 시부문 최우수상(09), 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국시민문학협회 회원. CNC 건축디자인 이사,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현)작사가
<해설> 고향은 나그네의 언어이고 그 뜻은 사랑이다. 마음이 깨끗해지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한 가지는 고통과 고난을 겪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깊이 사랑하는 것이다. 바다는 태풍이 불어야 깨끗해지고 하늘은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쳐야 깨끗해지듯이, 비움이 없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대부분의 고통은 진정한 고통이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짐도 더 버리고, 옷도 더 가볍게 입고 깊은 산속 맑은 옹달샘을 찾아 나서야겠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