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예산 쓰려고 멀쩡한 보도블록 파헤치나”
“남은 예산 쓰려고 멀쩡한 보도블록 파헤치나”
  • 정은빈
  • 승인 2018.10.2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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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반고개 무침회골목 일대
4억 투입 노후도로 정비 공사
주민·상인 “세금 낭비” 쓴소리
대구 서구 내당2·3동 반고개 무침회골목 일대에서 도로 정비 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예산 낭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대구 서구청이 1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멀쩡한 보도블록을 철거한 뒤 새로 설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대구 서구청에 따르면 반고개 무침회골목 일원 노후도로 정비 공사가 다음달 중순까지 3달간 실시된다. 정비 대상은 달구벌대로 인도 842m와 일대 9천81㎡ 내 이면도로다. 이 중 달구벌대로에는 소형고압블록 1천420개와 점자블록 7개가 교체된다. 사업비는 보도 정비 1억500만 원을 포함해 총 3억9천500만 원이다.

이를 두고 일부는 예산만 낭비하는 불필요한 공사라는 쓴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들은 노후 정도가 심하지 않은 보도를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공사라고 지적했다.

상인 김모(61·대구 서구 내당동)씨는 “공사 전 길에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이유로 공사한 줄 알았다”며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엎는 데 쓴 세금이 아깝다. 일부에 문제가 있었다면 부분 수정을 하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서구청은 현장 조사를 거쳐 노후 도로를 선정하고 공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도로 일부가 파손되고 상태가 불량해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보도는 도시철도 2호선이 들어서 내당역 출입구가 생긴 지난 2005년 마지막으로 포장됐다.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르면 인도 굴착 주기는 최소 2년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대구 서구청 관계자는 “가로수 뿌리가 자라면서 보도블록이 울퉁불퉁하게 일어났고 주·정차를 위해 인도로 올라오는 차가 많아 길이 상해 있었다”며 “표면이 고르지 못해 통행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다”고 했다.

한편 무분별한 보도 교체는 연말 ‘밀어내기식’ 예산집행 관행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예산으로 편성했지만 다 쓰지 못해 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돈을 처리하기 위해 연말마다 공사를 벌이는 식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도로 정비에 적잖은 예산을 들인 만큼 주민들에게 더 안전하고 편안한 보행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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