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수화 등 재능 살려
강력범 검거·시민 봉사 활약
전공 살려 직접 사건 해결도
대구지방경찰청이 경찰의날(10월 21일) 무렵에 이색 이력을 가진 지역 경찰관들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22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동부경찰서 동대구지구대 최유진 순경은 유도 여자 국가대표로 활동하다 경찰이 됐다. 최 순경은 지난 2016년 10월 유도전국체전에서 1위를 차지한 실력자다. 그는 최근 술집에서 공무집행을 방해한 현행범을 체포하고 자살 의심자를 구조하는 등 활발히 업무를 수행 중이다.
수성경찰서에는 태권도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인 여형사가 있다. 외근 형사 중 홍일점인 조설 순경은 태권도 5단, 용무도 4단으로 직원들의 무도 교관으로도 활약 중이다. 조 순경은 지난 2009년 덴마크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뒤, 경북 영천시청 실업팀을 거쳐 2014년 경북 대표로 전국체전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특기를 살려 강력범을 검거하는 형사로 활동할 수 있어 뿌듯하다”며 “대한민국 경찰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전했다.
수성서 형사과 강력팀 박동준 순경은 수화 공부에 열심이다. 그는 지산지구대 근무 시절 수화·메모를 통해 장애 민원인의 상담을 도운 적이 있다. 박 순경은 “서툰 실력이지만 신체가 불편하신 시민들이 편안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소프라노 경찰관’도 이목을 끈다.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이정옥 경위는 5년째 경북대 평생교육원에서 소프라노 성악 수업을 수강 중이다. 32년차 경찰관인 이 경위는 직장에선 맏언니, 가정에선 두 아들의 엄마다. 오랜 시간 워킹맘으로 살아온 이 경위는 노래로 마음의 여유와 건강을 찾았다고 했다. 이 경위는 “상담을 맡은 학대 피해자들을 위해 성악 연주회를 진행하고 싶다”고 했다.
달성경찰서 오형백 경위는 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한 ‘소 박사’로 통한다. 오 경위는 최근 달성군의 한 축사에서 소 5마리가 잇따라 죽은 사건을 두고 인근 터널 공사 관계자와 소 주인이 다툰 건을 2시간 만에 해결해 이같은 별명을 얻었다.
달서경찰서 보안계 소속 최덕기 경위는 대구경찰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최 경위는 대구 문인협회 시인으로 등단해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국가보훈처가 주관한 공군 조종사 유치곤 장군 기념 추모 백일장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달서경찰서 남자 화장실에는 최 경위가 지은 시 ‘백로(白露)무렵’ 작품이 걸려 있다.
성서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삼부자 경찰 가족도 화제다. 성서서 교통범죄수사팀 이종인 경위와 이 경위의 두 아들인 성서파출소 이윤석 순경, 성서서 경무과 이용준 행정관이다. 아버지 이종인 경위는 “가족들이 함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해 행동가짐에 더 조심스럽다”며 “아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