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브로맨스
높이높이 더 넓게
새 파아란 깃발 드리우다
강한 여름 태풍쯤이야
쓰러질지언정
꼿꼿이 몸을 세우던 벼이삭도
마음속 경애심에
고개를 숙이는 계절이 있다
그 누가 있어
미더스의 손처럼
황금들녘 이루리오
가는 이가 못내 아쉬워
산천초목 색동옷 갈아입고
모두가 경배하는 계절이 있다
그런 계절이 있다
◇허행일= 1968년 대구 출생. 낙동강문학 창간호 동인. 낙동강문학 발행인. 한국시민문학협회 사무처장.
<해설> 하늘이 허락한 영혼의 의자에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 의식과 무의식을 오가며 스스로 내린 결정, 행동, 의지, 선택으로 변신과 진화를 거듭한다. 그러다 가을이 오면 누구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특별한 요리를 준비한다. 우리 마음그릇에 담을 생명의 밥을 짓는다. 그렇게 가을은 높고 푸른 하늘에 경배하는 계절이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