灣 끼고 마주한 폭포와 산…비경 속으로 빨려들다
灣 끼고 마주한 폭포와 산…비경 속으로 빨려들다
  • 박윤수
  • 승인 2018.10.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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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색호 끼고 있는 ‘테아나우’
피오르드 국립공원 최대 마을
밀포드·루트번·케플러 등
3개 트레킹 출발지로 유명
◇밀포드사운드 크루즈
돌풍 부는 코퍼포인트 지나
스털링 폭포서 물 덮어쓰고
햇볕 쬐고 있는 물개도 만나
번지점프 하려 퀸즈타운 이동

박윤수의 길따라 세계로-뉴질랜드 남섬 여행과 밀포드 트레킹<5>

마운트쿡을 뒤로 하고 테아나우로 향했다. 그제 온 길을 되짚어 다시 린디스 패스를 지나 퀸즈타운으로 향했다. 퀸즈타운 초입의 대형 마트에서 필요한 부식을 사고 와카티푸 호수(Lake Wakatipu)를 따라 드라이브 하면서 400km를 달려 오후7시 넘어 테아나우(Te Anau) 버치우드 코티지(Birchwood Cottages)에 도착했다.

1박에 400NZD 하는 숙소는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형 숙소이다. 큰방에 대형침대와 더블베드가 있는 방이 두 개, 넓은 거실과 주방 그리고 마당에는 바비큐 그릴이 있다. 마침 일행 중 생일을 맞은 사람이 있어 퀸즈타운에서 소고기, 양고기, 사슴고기 그리고 와인, 과일 등 푸짐한 먹거리를 장봐 온 터라, 마당의 바비큐그릴로 구운 두툼한 뉴질랜드산 최고급 스테이크와 함께 밤 늦도록 아름다운 여행지의 파티를 즐겼다.

테아나우는 피오르드국립공원의 가장 큰 마을인데 인구는 약 2천명이다. 테아나누 호수는 해발210m에 위치한 남섬의 가장 큰 호수. 대부분 뉴질랜드의 호수는 빙하에 의해 만들어진 빙하호인데 반해 테아나우호수는 산사태로 만들어진 언색호이다. 또한 이곳 테아나우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밀포드트랙(Milford Track 3박4일 53.5km), 어스파이어링산과 피오르드랜드국립공원에 걸쳐 있는 탁트인 절경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는 루트번트랙(Routeburn Track 2박3일 32km), 테아나우 호수와 마나포우리 호수를 지나가는 거칠지만 순수한 야생의 케플러트랙(Kepler Track 2박3일, 혹은 3박4일 60km) 등 3개 트레킹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뉴질랜드 6일차, 테아나우에서 94번 도로를 따라 밀포드사운드 크루즈를 하고 퀸즈타운으로 가는 여정이다. 보통 밀포드사운드 크루즈를 하러 오는 사람들은 300km 떨어진 퀸즈타운에서 출발해서 오기에, 이른 아침 도로를 달리는 차량은 우리뿐인 듯하다.

밀포드사운드로 향하는 94번 도로는 여러 호수를 지나치며 이글린턴 평원을 넘고 피요르드와 호머터널을 나간다. 테아나우를 출발해 40km정도 가면 유리처럼 맑은 거울 호수(Mirror Lake, UNESCO 세계문화유산)가 항구로 가는 걸음을 멈추게 한다. 간이주차장에서 5분 정도 나무데크를 따라가면,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산과 숲 그리고 호수 한가운데 거꾸로 세워 놓은 미러 호수 표지판은 호수에 거울처럼 반영을 보인다.

본격적으로 산을 거슬러 올라가는 도로는 더 디바이드(The Divide)에서 루터번트랙 시작점을 알려주며, 루트번트랙을 이용하는 트레커들은 이곳에서 짐을 챙겨 메고 트레킹을 출발한다. 험준한 산악도로는 구간 구간 차가 한 대 밖에 다닐 수 없을 절경을 보여주며 호머터널에 다다른다. 호머터널(Homer Tunnel, 해발 945m)은 편도 1차선으로 운행되며 약 1천219m의 길이로 1950년대 인부들이 굴착장비도 없이 일일이 암반을 폭파시켜 완공시켰다고 한다. 지금도 터널 안은 조명장치가 없는 암흑 속의 급경사 도로이다.

터널을 나와 구불구불한 계곡을 내려 오다보면 더캐즘(The Chasm) 산책로가 있다. 왕복 30분 정도 걸리는 잘 정리 된 길이다. 빙하의 옥색물이 이끼 덮힌 바위를 깍아 만들어진 기암 괴석과 함께 많은 수량으로 급격한 용틀임으로 굉음을 내는 폭포가 있다.

 

밀포드사운드2
밀포드사운드.

구불구불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유람선이 출발하는 선착장에 도착한다. 선착장내에는 버스 등 대중교통 주차장뿐이라 공항 옆 간이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10여분 걸어갔다.

피오르드 깊숙이 위치한 선착장에서 유람선이 출발한다. 뒤쪽으로 빙하에 의해 수직으로 깎여진 사면을 힘차게 흘러내리는 높이 160m의 보엔폭포(Bowen Falls), 왼쪽으로 삼각형의 멋진 능선을 자랑하는 마이터피크(Mitre Peak)가 솟아있다. 마이터 피크는 밀포드사운드의 절경으로 바다에서 수직으로 솟아 오른 산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 중의 하나이며, 이 봉우리 아랫부분의 물깊이는 피오르드지역 중 가장 깊은 265m의 깊이를 자랑한다.

수직으로 깎아지른 단애와 폭포를 바라보며,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온 몸으로 느낀다. 선착장을 떠난 배는 피오르드에서 가장 폭이 좁은 지역인 코퍼포인트(Copper Point)로 들어간다. 구리침전물이 발견되어 그런 이름이 붙었는데, 폭이 좁다 보니 바람이 돌풍을 일으키기도 하는 곳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바다가 조금씩 넓어지고, 태즈먼해 입구에서 배는 다시 피오르드로 방향을 틀어 돌아오는데 조금 들어가면 뉴질랜드물개가 한가로이 햇볕을 쬐고 있는 실록(Seal Rock)에 다다른다. 그리고 최고의 볼거리 스털링폭포에 이르면 배는 폭포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가까이 접근한다. 떨어지는 폭포수가 비산하며 온 몸을 폭포수에 흠뻑 적신다.

1877년 도날드서덜랜드라는 탐험가에 의해 밀퍼드사운드로 가는 길이 처음 발견되어, 우리는 이 신비하고 경이로운 자연에 다가갈 수 있게 됐다. 뉴질랜드 남섬의 남서부에 자리잡고 있는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Fiordland National Park)은 14개를 헤아리는 사운드(Sound:구불 구불한 좁은 만)와 호수, 산, 숲 등으로 형성되어 있는 자연의 보고이다.

오후1시 크루즈를 마치고 400Km 거리의 퀸즈타운으로 향한다. 퀸즈타운은 남섬 오타고(Otago) 지방에 있는 도시로 1863년 ‘빅토리아 여왕과 어울리는 곳’이란 의미로 퀸즈타운이라 명명됐다. 와카티푸 호수 기슭에 있으며, 산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경관이 아름답다. 익스트림 스포츠가 발달했는데 특히 번지점프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연간 약 13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퀸즈타운에서 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애로우타운(Arrowtown)은 골드러쉬 시대에 번성했던 도시이다. 애로우타운에서는 금 발견 당시의 역사적 자료의 전시 등을 볼 수 있다. 단순하고 소박한 애로우타운도 인기 있는 관광지다.

퀸즈타운을 거점으로 세계유산이기도 한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의 밀포드 사운드로 향하는 관광객도 많다. 퀸즈타운에서 밀포드 사운드까지는 자동차로 4시간 반, 세스나기로 40분 정도 소요된다.

퀸즈타운의 가장 중심가에 있는, 여정 중 두번째로 비싼(700NZD) 4베드룸의 복층형 세인트 제임스 아파트먼트(St James Apartment)에 짐을 풀고 시내 마트로 향했다. 가까운 곳에 아시안마트가 있어 들어가 보니 한국의 일반 마트와 같이 모든 된장, 고추장 등 한국식자재가 종류별로 다 갖추어 있다. 패키지 여행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많은 자유 여행자를 위한 가게이기도 하지만, 현지인들도 라면 등을 많이 소비하는 듯 하다.

호수가 보이는 아파트 2층의 식당에서 성찬을 즐기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시내의 이곳 저곳을 기웃거린다. 주말이라 야외에는 밴드가 연주를 하고 있고 수백명의 젊은이들이 앉거나 혹은 서서 공연을 즐긴다. 이번 여행 중 가장 많은 사람과 만난 듯 하다. 관광지의 분위기가 물씬난다. 부둣가로 걸어나가 보니 각종 악기를 가지고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는 젊은이들도 이곳 저곳에 보인다.

여행 안내서에서 본 퀸즈타운의 명물 수제버거 맛집 퍼그버거(Ferg Burger)를 찾아 가니 안팎에 사람들로 꽉 차 있다. 삼십분정도 기다려 버거를 받아 보니 어른 손바닥만하다. 숙소에 가져 오니 저녁을 배불리 먹어서 인지 다들 반응이 별로다. 내일은 번지점프에 도전한다.

<여행칼럼니스트>

 

거울호수
거울호수
거울호수의 거꾸로 선 표지판
거울호수의 거꾸로 선 표지판
스털링폭포
스털링폭포
퀸즈타운
퀸즈타운
퀸즈타운 벼룩시장
퀸즈타운 벼룩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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