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한 ‘4대 연금’ 개선하라
불평등한 ‘4대 연금’ 개선하라
  • 승인 2018.10.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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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수 서울본부장
윤삼수 서울본부장
국민의 저금통, 국민연금이 흔들거리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은 자산 638.5조로 일본 공적연금(GPIF), 노르웨이 국부펀드(GPF) 등과 함께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의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투자 수익률은 -5.3%로 나타났다. 최근 5년 기준으로 볼 때 국민연금은 5%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미국의 캘퍼스(8%)나 캐나다 연기금(12%)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하다.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은 오는 2022년 1천조원을 돌파하고 2043년 2561조원까지 막대한 돈이 쌓이다가 지난 8월 발표된 ‘국민연금 재정추계 및 제도 개편안’에 의하면 2057년 고갈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5년 전 예측한 2060년보다 3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국민연금 위기의 주요 원인은 낸 돈보다 많은 연금을 타가는 구조로 처음부터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출산으로 돈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고령화로 연금을 받는 사람은 크게 늘어나고 ‘운용수익률 부진’ 등이라 할 수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39년 후 연기금이 바닥을 들어낼 것이란 전문가들의 연구도 국민들로부터 ‘내 돈 떼어먹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국회 최도자 의원에 제출한 공무원연금 재정추계 분석자료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의 경우 2016년부터 2055년까지 누적 국고지원금은 321조9천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2055년 한해동안 국고지원금은 10조7천961억원으로 예상됐다. 또한 사학연금의 경우 국고지원금 제도가 명문화돼 있으며, 2051년이 되면 적자로 전환돼 국고지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2055년까지 누적 13조 2천500억원이, 2055년 한해에는 3조 2천767억원이 국고에서 지원될 것으로 예상됐다. 군인연금은 1973년부터 이미 적자가 발생하여 현재까지 국가보조금이 지급되고 있으며, 2017년 한해에만 1조4천657억원이 지출됐다. 2055년 한해에만 3조1천393억원의 국고보조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처럼 2055년이 되면 특수직역연금 지원금으로만 한해에 약 17조2천억원이 넘는 금액이 국고에서 지원되는 것이다. 이에 반해 국민연금은 6월말 현재 가입자 수가 2천186만명에 이르지만 국가가 지급보장 한다는 명문규정이 없어 특수직역연금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가입은 강제되지만 기금이 바닥날 경우 연금액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공무원연금(109만명), 군인연금(18만명), 사학연금(28만명)은 적자가 나면 법적인 국가지급보장 규정에 따라 국가에서 세금으로 메워주는데, 국민연금은 국가지급보장조차 명문화돼 있지 않은 점도 큰 불만을 낳고 있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어떤 형태로든 국민연금 국가 지급을 법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 정부가 연금 지급을 약속하는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 추진 계획을 공식화한 셈이다.

39년 후면 모든 연금은 고갈된다. 청와대 국민 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국민연금 통합’ 에 대한 건의가 676건이다. 건의 내용은 ‘미래세대에게 막대한 부담을 주기 싫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은 세금 퍼주면서까지 엄청나게 받아 가는데 국민연금은 왜 세금으로 보장도 안 해주면서 받는 게 적으냐? 다 같은 국민인데 연금 차별 너무 심하다’.‘불평등한 4대 연금을 개선하라’. ‘국민연금 가입자의 불만을 잠재우는 길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을 통합하라’등이다.

지금처럼 2~3년마다 반복해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개혁할 것인가? 개혁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제 30년 후를 내다보고 ‘몸집’을 더 키워 수익률을 높이고 연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게 ‘돈 관리’를 제대로 하기위한 연금 통합 논의를 시작해야한다.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공무원 연금은 행자부로 비 경제부처다. 주무 부처를 ‘돈을아는’ 경제부처로 통합하는것이 바람직하다.

일본의 연금개혁은 30여년에 걸친 논의 끝에 2015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했다. 어디에서 일하든 월급이 같은 노동자는 같은 돈을 내고, 같은 연금을 받도록 한 것이다.

우리도 늦었지만 연금 통합의 ‘거친 걸음마’를 시작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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