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열정
무심으로 감추고
허공에 부둥켜안은 늘씬한 것
둘은 자웅동체
질투에 방향 잃은 칼바람이
무시로 치를 떨며
긴장된 등줄기를 매섭게 난타하니
어쩔 수 없이 포옹하며 내지르는 열락성(悅樂聲)은
살갗만 맞닿아도
심중에 품은 열정이 사랑으로 승화될 듯하다
달빛을 타고 가는 구름 조각들의
흘겨보는 번뜩이는 질투에도
모른 척 손 맞잡고 싶으나 평행선은 끝 모르니
스산한 들녘에 미완성의 사랑 그늘이 내려앉는다
찬란한 불꽃으로 만나리라
무념무상으로 오달지게 꾸는 꿈은
의무라는 이름으로 보쌈 당해
하나가 또 하나를 한 아름으로 보듬어
헤어질 수 없는 영원한 동거
자웅동체!
여보! 당신!
우리는 고압선
평행선상의 애틋한 동반자
사랑의 꽃등불 지펴 줄 매파(媒婆)가 절절하다
◇김대성= 1948년 대구출생. 계성고 졸업. 낙동강문학 창간호 동인으로 시작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시민문학협회 감사 및 고문, 수필사랑 회원이며, 시집으로 ‘루소의 풀밭’ 등이 있다.
<해설> 꿈을 먹고 사는 맨발의 우묵배미 가슴은 북극성이 좌표이다. 혼자서도 꽃인 창생[蒼生]을 만나 수줍게, 당차게, 해맑게, 진지하게, 따뜻한 목소리로 달빛을 타고 가는 구름 조각 몰래 귓속말로 ‘좋아요’라고 고백하면 ‘나도 좋다’며 대답해주는 꽃등불 삶이 좋다. 내 마음 닿는 그곳에서 별빛 안고 길 나서 어둠과 찬바람 밀어내고, 가슴에 핀 꽃빛 품고 세상에 서리니 생명이 아닌 게 없고 기적이 아닌 게 없다. 누구나 시작은 어린잎이었기에 자연스럽게 평행선상의 애틋한 동반자 되리니. 나 비록, 무척추의 자웅동체일지라도…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