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웅동체
자웅동체
  • 승인 2018.10.3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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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짜릿한 열정

무심으로 감추고

허공에 부둥켜안은 늘씬한 것

둘은 자웅동체

질투에 방향 잃은 칼바람이

무시로 치를 떨며

긴장된 등줄기를 매섭게 난타하니

어쩔 수 없이 포옹하며 내지르는 열락성(悅樂聲)은

살갗만 맞닿아도

심중에 품은 열정이 사랑으로 승화될 듯하다

달빛을 타고 가는 구름 조각들의

흘겨보는 번뜩이는 질투에도

모른 척 손 맞잡고 싶으나 평행선은 끝 모르니

스산한 들녘에 미완성의 사랑 그늘이 내려앉는다

찬란한 불꽃으로 만나리라

무념무상으로 오달지게 꾸는 꿈은

의무라는 이름으로 보쌈 당해

하나가 또 하나를 한 아름으로 보듬어

헤어질 수 없는 영원한 동거

자웅동체!

여보! 당신!

우리는 고압선

평행선상의 애틋한 동반자

사랑의 꽃등불 지펴 줄 매파(媒婆)가 절절하다

 ◇김대성= 1948년 대구출생. 계성고 졸업. 낙동강문학 창간호 동인으로 시작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시민문학협회 감사 및 고문, 수필사랑 회원이며, 시집으로 ‘루소의 풀밭’ 등이 있다.

<해설> 꿈을 먹고 사는 맨발의 우묵배미 가슴은 북극성이 좌표이다. 혼자서도 꽃인 창생[蒼生]을 만나 수줍게, 당차게, 해맑게, 진지하게, 따뜻한 목소리로 달빛을 타고 가는 구름 조각 몰래 귓속말로 ‘좋아요’라고 고백하면 ‘나도 좋다’며 대답해주는 꽃등불 삶이 좋다. 내 마음 닿는 그곳에서 별빛 안고 길 나서 어둠과 찬바람 밀어내고, 가슴에 핀 꽃빛 품고 세상에 서리니 생명이 아닌 게 없고 기적이 아닌 게 없다. 누구나 시작은 어린잎이었기에 자연스럽게 평행선상의 애틋한 동반자 되리니. 나 비록, 무척추의 자웅동체일지라도…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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