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품고
아늑한 평상이다
구릿빛 세월로
색을 입히고
단단한 맹세의 흔적
아로새겨 빛나는
훈장을 달았다
해 이울고
바람에 서걱대는 갈대들 춤이
일어서면
석양 속 아치를 그리는
백로를 따라
먼 전설 속 이야기들
주절이 주절이
열려 온다.
◇설현숙= 한국시민문학 협회 낭송부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전 ‘아침의 문학’ 시 낭송대회 최우수상을 비롯해 전국 자치센터 동아리대회 사극대상 등을 수상 한 바 있다.
<해설> 돌다리 위로 불어오는 바람 한 줄기, 흔들리는 나뭇잎, 어슴푸레한 불빛이 저수지 고요한 물살에 파문을 일으킨다.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삶의 한 골목골목에 예고 없이 찾아오는 외로움 때문이다. 외로움의 심연이 사랑의 건널목 보다 귀한 시간이 되도록. 오늘도 마음물살의 파문으로 진행형인 내 삶의 우아한 형상과 깊이를 주절이주절이 더듬어본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