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숙 작곡발표회 6일 수성아트피아
박현숙 작곡발표회 6일 수성아트피아
  • 황인옥
  • 승인 2018.11.0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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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은 파격적이다?… “친숙한 음악 만들고 싶어”
비올라·가야금· 피아노 독주곡 7개
조화·생동감 넘치는 분위기 인상적
인물1

이른바 천재들은 뛰어난 영감을 통해 위대한 예술을 창조해왔다. 성취와 영감은 예술가에게 요구되는 쌍두마차다. 그들은 사랑하는 뮤즈, 세상을 이해하는 날카로운 촉, 번뜩이는 광기나 지독한 증오 등의 영감의 재료들을 통해 굵직한 예술적 성취를 일궈왔다. 작곡가 박현숙(사진)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은 늘 ‘자연’이었다. 그녀에게 자연은 소확행. 자연을 통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고, 예술의 꽃을 피워왔다. “일상에는 만나는 자연은 행복으로 이끄는 힘이 있어요. 물, 벌, 샘, 나비 등의 소소한 자연을 호흡하는 일은 잔잔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안겨주니까요.”

박현숙의 작곡발표회가 6일 오후 7시30분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열린다. 박현숙 작곡의 ‘독주 비올라를 위한 독백XI-HoneyBee(꿀벌)’, ‘25현 가야금을 위한 독백Ⅸ-자장가춤2’, ‘독주 피아노를 위한 독백Ⅷ-Born(샘)’ 등 7작품을 플룻 강나래, 피아노 김종현·정승원, 비올라 배은진·이송지, 바이올린 백나현, 가야금 정유정 등이 연주한다.

이날 연주곡들의 제목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단어는 독백. ‘독백’은 이번 연주회의 주제다. 제목에서 눈치챗겠지만 박현숙은 독백을 주제로 한 곡을 시리즈로 발표해왔다. 모두 하나의 악기로 작곡된 작품들이다.

그녀의 대표곡들은 독주 시리즈 아니면 듀오 시리즈가 많다. 하나의 악기나 두 개의 악기를 위한 곡들이다. 사실 여기에는 웃픈 사연이 숨어있다. “작곡한 곡을 연주해야 하는데 악기가 많으면 많은 연주자가 필요하고 그만큼 개런티도 많아진다. 반면에 악기가 적으면 연주무대를 가지는데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 이유다.

한 두 개의 악기에 음악적 철학이나 색깔을 녹여내는 것은 다양한 악기의 그것보다 훨씬 고난이일 수 있다. 적은 수의 악기에 모든 것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 한 두 개의 악기라고 해서 음악의 결이 단조로우면 완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박현숙은 독주나 듀오일지언정 유려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치는 음악을 추구한다. 단조로운 악기에 다양한 악기의 음색을 담으려 노력하는 것. 물론 나름의 복안은 있다. ‘조화’와 ‘균형’이다. “소재와 악기는 단순하지만 키울 수 있는 부분은 키우고 선율도 대칭적인 요소 등을 구사하죠. 조화와 균형은 통해 단조로움을 극복하는 것이죠.”

어린시절부터 음악적인 환경에서 자랐다. 교회 사택에서 살았던 배경으로 교회에서 풍금도 치고 합창단 활동도 했다. 악기는 피아노를 시작으로 바이올린, 플롯 등을 다양하게 섭렵했다. 초등학교 때 특활활동으로 농악부에 들어 북을 치며 전통음악과 전통악기에 대한 감각도 익혔다. 하지만 진로는 일찍부터 작곡으로 정했다. 영남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작곡과를 졸업하고 독일 데트몰트(Detmold) 국립음대 작곡과를 거쳤다. 대표작품으로는 ‘수성못 연가’, ‘팔공산행’, ‘눈물’ 등의 가곡과 ‘MonologⅠ~XIII’, ‘BalanceⅠ~VIII’ 등의 실내악, 그리고 다수의 관현악, 협주곡, 무용음악, 합창곡 등이 있다.

“작곡을 했던 친한 언니가 노래 짓는 법을 가르쳐 주었어요. 그때 작곡의 재미를 알게 됐고, 망설임 없이 작곡을 진로로 선택했죠. 일찍부터 다양한 악기를 공부한 것이 악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곡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됐죠.”

곡의 영감은 일상에서 만나는 동물이나 식물, 인간이 만든 창조물 등에서 받는다. 그녀가 자연이나 소소한 대상을 곡으로 표현할 때는 특유의 기법을 활용한다. 이미 발표된 곡들의 주요 음을 차용하는 것. 그녀가 “일종의 재창조”라고 했다. “관객과 소통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재창조를 활용해요.” 시각적인 미술과 달리 귀로 듣는 음악은 보다 추상적이다. 개인의 생각이나 철학을 오직 음으로만 표현해내야 한다. 재창조는 이처럼 음악이 가지는 극한의 추상성을 어떻게 하면 관객에게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출발됐다.

“파격적인 실험성보다 잔잔하게 스며들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해요. 난해하고 어렵다는 현대음악에 대한 선입견을 친숙함으로 바꾸는데 역할을 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행복한 현대음악을 작곡하고 싶다고 할까요?(웃음)” 010-2875-6937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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